매일신문

대곡중, 버려진 개 보살피며 인성교육

"동물사랑을 통해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우죠."

대구 달서구 대곡중학교에는 학생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특별한 가족이 있다.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아 거리를 헤매고 있던 강아지 '복동이'를 하굣길 학생들이 발견해 한달째 보살피고 있는 것.

버려진 개(유기견)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과 달리 대곡중학교에서는 유기견을 보살피는 동물사랑을 통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구자희 교장은 "작은 생명 하나라도 소중히 여기는 학생으로 키우기 위해 생각해 낸 프로그램"이라며 "사랑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며 이는 동물에 대해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깨우쳐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학생들이 구조한 동물들만 20여 마리. 길을 잃은 강아지를 다시 주인에게 되찾아준 사례만도 7건. 그 중 일부는 교직원과 학생들의 가정에 입양되기도 했다.

이연제(1년) 학생은 지난 여름부터 고양이를 분양받아 키우고 있다. 이 군은 "동물보호협회 자문을 받아 건강검진과 각종 예방접종을 마쳤다"고 자랑한다.

동물사랑을 통한 인성교육은 여러 방면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시험 강박증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강아지와 함께 놀며 스트레스를 떨쳐버리고 안정을 되찾기도 하고, 동물을 사이에 놓고 선생님과 학생이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학생 생활상담까지 하게 되는 등 마음의 벽을 쉽게 허물 수 있게 된 것.

하지만 대곡중의 이런 활동이 알려지면서 일부 주민들이 일부러 학교에 동물을 내다 버리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어 학교 관계자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구 교장은 "생명은 함부로 버려져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끝까지 사랑으로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애완견을 분양하고 있으니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사진설명: 버려진 개 구조 활동을 통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대곡중학교 학생들과 구자희 교장이 복동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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