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구술고사는 수험생의 수학 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전형 방법으로, 비중을 높이거나 새롭게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출제되는 문제 유형이나 성격도 조금씩 달라진다. 가치관이나 지원 동기, 전공 관련 지식, 시사적인 문제에 대한 판단 능력과 사고력 등을 묻는 논술고사적인 경향도 강화되는 추세다. 때문에 면접·구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 못지않게 체계적이고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 면접·구술고사 유형=면접은 대체로 문제를 제시한 뒤 수험생의 대답을 듣고 필요에 따라 면접관이 재질문하면 수험생이 다시 대답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면접관 가운데는 수험생의 입장에 일부러 반대의 견해를 제시하며 관련 문제에 대한 질문을 이어나가는 경우도 있다.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느냐보다 주장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 논리적 과정과 사고력, 판단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면접·구술고사는 수험생의 성격이나 성장 과정 등을 설명하는 자기소개형, 주어진 질문에 대해 혼자서 설명하는 유형, 일정 시간 동안 특정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한 뒤 설명하게 하는 유형, 대학에서의 수학계획 등을 설명하게 하는 유형, 시사 쟁점에 대해 원인과 대안을 제시하게 하는 유형 등 다양하다.
◇ 면접·구술고사 출제 경향=갈수록 수험생들이 느끼는 난이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면접·구술고사 결과에 따라 당락이 뒤바뀌거나 그 비율이 늘어나는 대학도 적잖다. 전반적으로 인성이나 가치관 등을 살피는 기본 소양 평가보다는 교과 지식을 평가하는 전공 적성 평가나 시사와 교과를 접목시키는 문제가 많이 나오고 있다. 자연계열에서는 수학이나 과학 관련 문제의 비중이 크다. 간단한 수학 문제를 풀거나 공식을 증명하는 문제, 응용 문제 등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실생활 관련 문제도 많이 출제된다.
◇ 대비 방법
① 출제 경향을 파악하라=인터넷 홈페이지나 자료집 등을 통해 지원 대학의 출제 방향이나 지침, 면접 진행 방식, 기출 문제 등을 꼼꼼히 분석한 뒤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때 면접의 유형, 단골 질문, 수학과 과학 교과 지식의 측정 정도, 답변 준비 시간, 대학의 건학 이념이나 교육 방침, 해당 학과의 설명이나 교과 과정 등을 충분히 점검해야 한다.
② 전공 관련 교과서 개념과 원리를 정리하라=고교 교과 과정 가운데 지원 학과와 관련된 부분의 기본 개념과 원리는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인문계는 윤리,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의 교과서 내용, 자연계는 물리, 생물, 화학, 지학, 수학의 교과서 내용 중에서 시사 쟁점이나 자신의 전공 학문과 관련된 것을 정리해야 한다.
③ 시사 쟁점을 정리하라=시사 쟁점은 기본 소양 평가와 전공 적성 평가에 모두 등장한다. 관심사가 됐던 시사 현안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견해를 윤리나 사회 문화, 정치, 역사 등의 고교 교과서 내용과 관련지어 정리해 두어야 한다. 신문이나 인터넷,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회적 의제의 배경과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좋다. 시사 문제의 경우 습득한 지식과 정보의 양보다 그에 대해 자신의 관점과 입장을 어떻게 정리해서 답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④ 말하기 훈련을 하라=출제 빈도가 높은 문제와 예상 문제에 대한 예시 답안을 만들어보고 지원 대학의 면접 방식에 맞춰 구술해 보는 실전 연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어색한 말투나 잘못된 언어 습관을 발견하여 고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감 있고 자연스러운 태도로 자기 관점과 견해를 설득력 있게 말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 시험 전 준비 사항=면접·구술고사가 다가오면 고사장에 미리 한 번 가보는 것이 좋다. 고사장 분위기에 적응해 두면 마음이 편해져 말하기가 한결 쉬워질 수 있다. 사전 연습은 예상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걸쳐 충분히 해야 한다. 고사장에서의 움직임도 미리 연습해보는 것이 좋다. 복장이나 용모, 입실과 착석, 질문과 대답 태도, 퇴실에 이르기까지 점검해본다. 말솜씨를 기르기 위해서는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소화한 뒤 표현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긴장감을 줄이고 애매한 표현이나 잘못된 존경어 등은 피해야 하며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답변해야 한다. 질문의 의미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즉시 대답하기 힘들 때는 솔직히 말한 뒤 양해를 구하는 편이 낫다. 이런 행동은 쉽게 습관이 되지 않으므로 틈날 때마다 연습하고 점검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 일반적인 면접 구술 요령
① 솔직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한다.
② 질문의 의도와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여 답변한다.
③ 핵심과 결론을 먼저 말하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④ 보충 질의를 받으면 이전의 대답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⑤ 화제에서 벗어나거나 오류를 범했을 경우 즉시 잘못을 시인하고 정정한다.
⑥ 잘 모르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는 데까지 끝까지 성실하게 답한다.
⑦ 평이한 질문이라도 깊이 있게 답변한다.
▲ 문제 유형별 답변 방법
① '설명하라'는 질문에는 핵심적인 내용을 두어 개의 용어 풀이를 중심으로 비교적 짧게 요약해서 말한 뒤 구체적인 사례를 들거나 상세히 설명하는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② '의견이나 주장을 말하라'는 질문에는 관점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긍정·부정, 또는 찬성·반대 입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그런 다음 자신의 견해에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답변한다.
③ 추상적인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구체적인 질문에는 일반화·추상화해서 답변하면 무난하다. 구체적인 이야기 끝에는 항상 그 핵심을 요약하거나 일반론과의 관계를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
④ 개인 신상이나 생활 체험에 대한 질문에는 솔직하게 대답하되, 구체적인 사례나 체험, 일화를 들며 이야기하면 효과적이다.
⑤ 대답을 나열할 경우에는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부터 순서대로 답한다.
⑥ 면접관의 거듭되는 반론성 질문에는 일관성 있게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을 주장하느냐'보다는 '왜 그런 주장을 하고 어째서 다른 견해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반대하느냐'를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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