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비후보자들, 국회의원 찾아 러시

국회의원들이 '인기 상한가'다. 정기국회 일정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회와 지역에서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지방선거 출마희망자들 때문이다.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까지 대구·경북에서 내년 4대 지선 출마를 희망하는 이들을 모두 합치면 줄잡아 1천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공천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에 줄을 대려고 여의도로, 지역 행사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김광원(영양·영덕·봉화·울진) 이인기(고령·성주·칠곡) 김재원(군위·의성·청송) 최경환(경산·청도) 의원 등 복합선거구 의원들은 얼굴을 알리고 싶어하는 출마희망자들 때문에 골치까지 아플 지경이다.

김광원 의원실 관계자는 30일 "얼굴알기기에 나선 출마희망자들이 찾아와서 인사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으나 모두들 '밥을 같이 먹자'고 요청해 난감하다"며 "이들과 전부 식사를 하려면 한 달이 걸려도 모자랄 판"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의원은 초선이지만 지역구에 군이 3개나 돼 역시 출마희망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반면 김 의원은 누구를 공천해야 좋을지를 놓고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같은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김태환 의원실의 김태한 보좌관이 의성군수 출마를 선언하고 도움을 요청하자 공정성 시비를 피해갈 묘안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김성조(구미갑) 의원의 경우 내년도 예산안 심의 활동으로 최근 지역구 행사에 거의 내려가지 못하자 구미시장에 뜻을 두고 있는 김현수 금오공대 교수는 지난주 직접 국회 김 의원 사무실을 찾았다.

김태환(구미을) 의원은 자신의 선거법 무죄 판결 이후 더욱 바빠졌다. 대법원에서 일부 파기 환송을 당하고 의원직이 위태로울 때엔 지역에 가도 찾아오는 사람이 1명도 없어 식사도 보좌진 몇 명과 초라하게 하다가 지난달 무죄판결을 받고 난 다음부터는 구름같이 사람들이 몰린다는 게 김 의원 측 설명이다.

공천에 특히 영향력이 클 것으로 짐작되는 안택수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과 권오을 경북도당위원장은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시·도당위원장이 되기 전에는 주말에도 서울에 머물어 있던 이들이 요즘엔 출마희망자들과의 면담 일정 소화를 위해 일주일의 절반 이상을 대구와 경북에 머문다.

특히 권 위원장은 선배 의원인 김광원 의원의 경북도지사 공천 러브콜에 부담을 갖고 있고, 안 위원장도 대구시장 출마를 공언한 서상기 의원의 시도때도 없는 접근에 시달리고(?) 있다.

안 위원장이 "대구시장 후보가 결정된 상태가 아니라서 서 의원이 자주 찾아 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하자 서 의원은 "각설이가 주인 허락 맡고 다니는 것 봤느냐"고 대응해 안 의원을 어쩔수 없게 만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한구(수성갑)·주호영(수성을) 의원도 5~6명으로 예상되는 대구 수성구청장 출마희망자들의 방문 러시를 받고 있다. 특히 중앙당에서 매일 보는 사이인 김형렬 한나라당 대변인실장은 두 의원에게는 물론 보좌진들에까지 로비를 벌이는 등 파상공세에 나서고 있다.

박근혜 대표와 강재섭 원내대표에게도 줄을 대려는 출마희망자들이 몰려 덩달아 측근들까지 바쁘다. 한편 이 훈 대구동구청장, 윤 진 서구청장, 이신학 남구청장 등 현직 구청장들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원대표자회의에 참석해 강재섭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중구청장을 노리며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남해진 한나라당 대구시당 부대변인, 류규하 대구시의원 등도 국회를 다녀갔다. 동구청장을 희망하는 이재만 한나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과 서구청장을 노리는 강황 대구시의회 의장도 여의도를 방문, 의원들을 만나 '눈도장' 찍기에 열을 올렸고 달성군수를 노리는 대구MBC미디컴 김문오 대표이사도 국회를 방문했다.

이창환·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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