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선거 조기과열...지역마다 근거없는 비방·음해 난무

"공천 선점+탈락때 불복 명분 준비"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들이 정당 공천을 겨냥해 일찌감치 선거준비에 들어가면서 출마희망자들 간 음해·비방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정당 공천제가 기초의원까지로 확대되고 지방의원 유급제 도입으로 출마를 희망하는 이들이 늘면서 종전보다 실질 경쟁률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이다.

◆공천 내락설 파다해=대구·경북지역 특성상 한나라당 공천을 둘러싼 신경전이 선거 잡음의 진앙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마다 "○○씨가 한나라당 공천을 내락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포항 남구 한 지역의 경우 7, 8명의 기초의회 출마희망자들이 당측 인사들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국회의원이나 중앙당 당직자의 이름을 팔며 공천내락설을 흘리고 있다. '희망자 모두가 공천자'가 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정모(48·포항 송도동) 씨는 "출마희망자로 거론되는 모두가 '공천은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본선거에서 잘 도와달라'고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간다면 정당 공천과정이 실제로 과열·타락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한 포항시의원도 "재출마하려는 현역 기초의원 대부분이 스스로 공천내정자라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음해·비방 난무하고=출마희망자가 늘고 선거구가 광역화하면서 상호 비방이나 음해 등 헐뜯기도 심해지고 있다. 포항시내권과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공단권으로 생활권이 뚜렷하게 갈라지는 포항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확연하다. 일부 출마희망자들은 "내가 OO기업 대변자"라고 홍보하거나 "누구는 특정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활동비로 썼다"고 비방하기도 한다.

경쟁자를 대열에서 이탈시키기 위해 "조만간 지역구를 옮길 것"이라거나 "아예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헛소문을 흘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선거 때만 되면 절이나 교회, 성당에 나가는 철새종교인', '여야를 오가는 사실상의 이중 당적자', 'OO씨는 시의원하면서 떼돈 벌었다'는 것 등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많이 떠도는 음해성 말들이다.

◆선관위 바빠져=이처럼 출마희망자들 간 신경전이 날카로워지자 불법행위를 감시하는 선거관리위원회도 바빠졌다. 일선 선관위는 이미 불법선거감시단 가동에 들어갔고 각종 제보에 대한 확인작업도 벌이고 있다.

최정돈 포항북구선관위 사무국장은 "공천을 선점하고 탈락시 불복 명분 마련을 위해 벌써부터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것 같다"면서 "연말연시 각종 모임을 이용한 얼굴알리기와 음해행위에 대해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msnet.co.kr 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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