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태환, 베이징올림픽 메달 '정조준'

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16.경기고)이 3년 뒤로 다가온 베이징 올림픽 메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태환은 30일 오후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05 자황컵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남자 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쥔 뒤 쉼 없는 기록 행진을 이어가 한국 수영의 숙원인 올림픽 메달을 꼭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다.

목까지 올라오는 노란색 티셔츠에 밤색 재킷의 산뜻한 차림으로 등장한 박태환은 이날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하며 집중 조명을 받아 낙후 종목 수영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에 쏠린 기대감을 실감케했다.

한국체육기자연맹이 선정하는 20여년 역사의 자황컵 대상에서 수영 선수가 남자 최우수선수상을 받는 것은 박태환이 사상 처음이다.

박태환은 지난 6일 마카오 동아시아대회 자유형 1,500m에서 15분00초32로 아시아신기록이자 한국신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해 자유형 400m에선 한국신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쥐는 등 올 한 해 동안 무서운 기세로 신기록을 쏟아냈다.

지난 10월 울산 전국체전에서 4관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것을 제외하면 이런 큰 상은 처음이라는 박태환은 상기된 표정으로 "한해 동안 정말 열심히 훈련했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태환은 "더 잘하라고 주는 상으로 알고 계속 정진해 세계적인 선수가 되겠다"면서 "일단 내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주종목인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2관왕에 오른 뒤 3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당찬 각오를 털어놨다.

박태환은 "작년에도 동계 훈련과 쇼트코스 월드컵을 통해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400m는 3분45초대, 1,500m는 14분대 진입을 목표로 겨울 훈련에 매진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자유형 400m를 3분45초대로 끊으면 세계 3위권, 1,500m를 14분대로 주파할 경우 세계 4강에 진입하게 돼 세계적인 선수의 반열에 오르는 셈이다.

박태환은 실제로 최근엔 수영 선진국 호주에서 '인간어뢰' 이안 소프(23)보다 영법과 잠재력 면에서 낫다는 평가를 듣는 등 세계 무대에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운겸 대표팀 감독에 따르면 지난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쇼트코스 월드컵 직후 현지 클럽팀과 합동 훈련을 할 당시 호주 유명 코치가 "영법에 군더더기 동작이 없고, 물을 타는 솜씨가 놀랍다. 소프의 저 나이 때보다 낫다"고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는 것.

유 감독은 "아직 키에 비해 몸집이 작아 파워가 떨어지는 게 유일한 흠"이라면서 "겨울 동안 체계적인 근력과 지구력 운동에 주력하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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