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오늘 활동에 들어갔다. 과거사위는 일제 강점기 직전부터 노태우 정권까지 100년 동안을 조사한다. 4년간 활동하며 2년 더 할 수 있다. 과거사위는 주요 사건 조사에 그치지 않고 국회와 정부에 대해 새로 역사를 정리하도록 권고하는 권한을 갖는다. 따라서 이들에 의해 대한민국 현대사가 달라질 수 있다. 과거사위 위원 15명은 실로 막강한 권한을 갖는 것이다.
과거사위는 출발부터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인적 구성이다. 송기인 위원장의 이분법적 역사관과 정치적 편향성이 논란거리다. 그는 우리 사회와 역사를 기득권'비기득권, 친일'친미라는 잣대로 재단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지명한 위원이 과반이 넘는 8명이다.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조사 결과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춤출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대목들이다.
그 다음 걱정은 과거사위의 정치적 악용이다. 역대 정권마다 들고 나온 역사 바로 세우기가 권력 목적으로 흘렀던 점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순한 정치적 의도에 맞춰, 또 정파적 이해에 따라 지난 역사를 평가하려 들면 과거사위는 '진실과 화해'가 아닌 '거짓과 대립'의 불씨를 배태하는 것이다. 과거사위는 손봐야할 또 하나의 과거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는 역사를 보는 시각이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오로지 옳고 그름에 의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다수결의 오류에 빠져 모든 역사가 지닌 빛과 그림자를 단칼에 결판내는 우(愚)를 경계하기 바란다. 정의가 뒤집히고 진실이 실종한 역사적 사건들은 바로잡는 게 맞다. 그렇더라도 그 대상의 기준과 판단은 역사가 수긍하는 객관성을 담보하는 게 전제다.
댓글 많은 뉴스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원희룡 "대통령 집무실 이전, 내가 최초로 제안"…민주당 주장 반박
한동훈 "尹 대통령 사과, 중요한 것은 속도감 있는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