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원한 부녀해병' 신고합니다

이명기 원사-이미희 대위 해병대 최초 한 부대 근무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출근길이 참 행복합니다."

해병대 최초로 아버지와 딸이 한 부대에서 근무하게 돼 화제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이명기(51) 원사와 이미희(26) 대위가 부녀 해병의 주인공.

이 대위는 2002년 임관 이후 2003년부터 교육훈련단에서 사관후보생들의 초임 장교 임관을 위한 훈련 교관 임무를 수행해 왔으며 아버지 이 원사는 연평도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부대로 전입을 오게 되면서 부녀간 한울타리 근무가 시작됐다.

이들이 한 부대에서 근무하게 되는 것이 결정되면서 부녀의 고민 아닌 고민이 생겼다. 아버지는 장교인 딸이 혹시나 부담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앞섰고 딸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특히 이 대위의 경우 군에 입대한 이후 해병대 최초 여 훈련교관 직책을 수행하는 등 안팎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던 터라 더했다.

이에 대해 이 대위는 "처음에는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아버지께서 군 생활을 하시는 동안 한 부대에서 함께 근무하는 것이 뜻 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위의 해병대 입대는 아버지라는 창을 통해 어린시절부터 보았던 군복과 힘찬 함성 등에서 해병대의 매력을 느껴 해병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아버지 이 원사는 "딸이라도 부대에서는 상관이기 때문에 거수경례를 한다"며 "딸의 군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1일 해병 대위로 진급한 이미희 씨는 이날 진급 신고에서 부대의 배려로 아버지 이 원사가 딸의 계급장을 직접 달아주었다. 이 대위는 "아버지의 헌신과 해병대에 대한 열정이 나에게 버팀목이자 나침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아버지와 함께 더욱 멋진 해병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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