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은 1988년 에이즈 예방을 위해 UN이 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에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견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에이즈 확산을 막고 에이즈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에이즈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함께 감염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에이즈 예방 및 퇴치에 적극 동참하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제18회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국내외 에이즈 감염 현황, 예방 및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감염 현황
1985년 6월 주한 외국인이 에이즈 환자로 보고된 것이 국내 에이즈 감염 첫 사례다. 이후 에이즈 감염자수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 219명에서 2001년 327명, 2002년 398명, 2003년 535명, 2004년 614명으로 늘어났다. 올해의 경우 9월말까지 내국인 신규 감염자수는 50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5명에 비해 11.2% 증가했다. 남성이 477명(94.3%)으로 여성 29명(5.7%)에 비해 16.4배 많아 여성이 많은 세계적인 추세와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67명(33%), 40대 124명(24.5%), 20대 98명(19.4%)의 순이었다. 역학조사결과 감염경로가 밝혀진 경우는 370명이며 수혈감염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두 성 접촉이 원인이었다.
올해 말까지 내국인 신규 에이즈 감염자수는 976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2006년 1천391명, 2007년 1천782명, 2008년 2천406명, 2009년 3천263명, 2010년 4천395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 9월까지 내국인 누적 감염자수는 3천657명이며 이중 705명이 사망했다. 남성이 3천311명(90.5%), 여성이 346명(9.5%)이며 감염경로가 밝혀진 3천147명 가운데 3천94명(98.3%)이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됐다.
11월말 현재 경북지역 생존 감염자는 65명, 대구는 100명이다. 특히 대구의 경우 누적 감염자수가 3월에 약 60명이었으나 6월 약 80명, 9월에는 100여 명으로 분기별로 30% 정도 증가하고 있어 적극적인 에이즈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유엔에이즈계획과 세계보건기구는 국내 감염자는 통계치의 2~3배 정도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에이즈 감염자수는 유엔에이즈계획과 세계보건기구 발표에 따르면 올 12월을 기점으로 약 4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규 감염자는 490만 명, 사망자는 310만 명으로 9초에 1명 꼴로 발생하고 있다. 동아시아지역은 2년 전에 비해 감염률이 약 50% 증가했다. 중국과 태국에는 100만 명 이상의 에이즈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상접촉으로는 감염 안돼
에이즈는 전파경로가 분명하므로 예방법만 알면 누구나 에이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감염인의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모유 등에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성관계나 감염된 혈액의 수혈, 감염된 여성의 임신, 출산, 모유 수유를 통해 전파된다.
감염자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은 오히려 안전하다.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기 때문이다. 감염자와 콘돔 없는 성 접촉을 삼가고 감염자의 혈액이 묻을 수 있는 감염자의 칫솔과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국을 같이 먹거나 컵, 식기, 욕조, 화장실, 문잡이 공동 사용, 모기 물림 등을 통해서는 에이즈가 전파되지 않는다. 세탁물도 감염자의 혈액이 묻지 않는 한 따로 세탁할 필요가 없다.
감염자 가족은 이러한 정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적다. 외국의 에이즈 예방 포스트에는 '당신의 친구가 에이즈 감염자라면 당신은 에이즈에 감염될 위험이 매우 적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에이즈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감염자와 함께 살아도 에이즈에 걸리지 않는다.감염자가 주의해야 할 음식으로는 날계란, 회 등 익히지 않은 바다 음식, 덜 익힌 육류, 소독되지 않은 물, 살균되지 않은 우유 등이 있다.
■불치병에서 만성질환으로
에이즈 바이러스의 경우 변이가 많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어렵기 때문에 백신개발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과 서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치료제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좋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에이즈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20여 종이 개발되었고 국내에는 10여 종의 치료제가 보급되어 있다. 지난 1997년 3가지 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는 HAART(3자 병합요법) 치료법이 도입됨에 따라 에이즈는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라 고혈압과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꾸준히 관리만 잘하면 자신의 수명을 다할 수 있는 병으로 재규정되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면역체계가 붕괴되기 전 빨리 치료를 시작하여 바이러스 수를 낮게 유지, 에이즈로의 진행을 수십 년간 지연시킨다면 에이즈 사망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HAART 치료를 했을 경우 한가지 치료제만 사용하는 단일치료요법, 2가지 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는 2자 병합요법에 비해 에이즈 진행률이 크게 감소한다. HAART 치료의 도입으로 199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미국 성인 25~44세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던 에이즈 사망률이 암, 심장병 사망률 아래로 떨어졌다. HAART 치료를 하고 있는 서구유럽에서의 에이즈 사망률은 아프리카 에이즈 사망률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편견을 버리자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는 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에이즈 예방을 위한 범국민적 참여의식 고취, 감염자에 대한 편견 타파'를 주제로 '제18회 세계 에이즈의 날'행사를 개최한다. '관심과 참여, 사랑과 이해, 에이즈 예방의 시작입니다'라는 표어 아래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회,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대구지회 등이 참여한다. 에이즈 바로 알기 즉석퀴즈, 감염인 차별해소 퍼포먼스, 판토마임 '감염인의 절망과 희망' 등의 행사가 열린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는 에이즈 예방과 감염자에게 적절한 치료 및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무료 에이즈 상담·검사실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 또는 검사를 받으려면 예약을 해야 하며 익명성은 보장된다.
또 올해 말부터 감염자 무료 요양 쉼터도 운영한다. 요양 쉼터는 전국에서 7번째, 대구·경북에서는 처음으로 마련됐다. 요양 쉼터에서는 의료진이 1주일에 한번 방문 진료를 해주며 자활 프로그램 등을 운영, 1~6개월 동안 감염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다. 경제력이 없거나 의지할 가족이 없는 감염자를 우선 대상으로 5~10명 정도 입소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 053)555-5448.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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