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공원에는 자칭 '쌍절곤 고수'들이 모였다. 저마다 능수능란하게 쌍절곤 돌리는 모습이 마치 무대 공연을 연상케 한다. 이들은 다름 아닌 다음 카페 '장사의 쌍절곤 배움터(http://cafe.daum.net/jangsas)'의 동우회 회원들. 모두들 20대 초반으로 '이소룡 세대'는 아니지만 저마다 이소룡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하다.
"우리들은 사실 청룽(成龍)이나 리롄제(李漣杰) 세대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이소룡은 그들과 달라요." 무엇이 다를까. 김성진(25'대구 남구 대명9동)씨가 말을 잇는다. "이소룡 액션은 연기가 아니고 실전 같아요. 영화 이외 그의 동영상만 봐도 정말 무술의 달인 같아요." 박우현(20'대구 남구 대명11동) 동우회 회장은 "웬만큼 단련해서는 이소룡처럼 왕(王)자가 새겨지거나 역삼각형의 활배근이 되기 힘들다"라며 거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소룡이 이들을 열광케 하는 것은 그의 독특한 카리스마 때문. 류승대(22'대구 동구 신기동)씨는 "이소룡이 영화에서 대전할 때 보이는 매서운 눈초리와 괴성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그만의 카리스마"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의 인상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에 여태껏 그의 대한 사랑은 그치지 않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박씨도 "이소룡이 자기만의 무술 철학과 색깔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누가 봐도 닮아가고 싶다는 동질화가 생긴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체로 이소룡 영화를 보고 쌍절곤을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류씨는 "특공 무술을 배우다 우연히 이소룡 영화를 보고 그의 환상적인 쌍절곤술에 반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쌍절곤을 연습하면서 형광등이나 책상 유리를 깨먹은 적이 여러 번 있다고 토로했다.
쌍절곤에 대한 사랑은 남성들만의 것은 아니다. 동우회 회원 중에는 운동을 무척 좋아하는 40대 주부도 있다. 그녀는 헬스장에서 헬스를 하다 쌍절곤을 너무 해보고 싶어 동우회에 가입했다고 한다.
안상윤(19'대구 달성군 논공읍)군은 "모두들 이소룡에 대한 동경과 무술에 대한 열정 때문에 모였다"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박순국편집위원 tokyo@msnet.co.kr
(라이프매일 12월 1일자 www.lifemaeil.com)
사진 : 다음카페 '장사의 쌍절곤 배움터'의 대구회원들이 국채보상운동공원에서 쌍절곤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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