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울산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내는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의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경주의 양성자가속기와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 포항의 방사광가속기, 10여 기가 넘는 원자력발전소, 울산의 석유화학공장, 국내 최대 규모인 영덕 풍력발전단지.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 관련 인력양성사업을 이미 시작한 경북대를 비롯해 포항공대, 영남대 등 지역대학들의 인력양성 기반도 풍부하다.
특히 한국가스공사(대구)와 한국전력기술(경북)이 공공기관 이전 방침에 따라 우리 지역에 오게 되고, 한국석유공사·에너지관리공단·에너지경제연구원·한국동서발전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이 울산에 집중배치될 경우, '경북·울산 동해안'은 우리나라 최고의 에너지산업 집적지역으로 다시 태어난다.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 방사성 폐기물의 부실관리가 문제시되고 있는 대전의 한국원자력연구소 등이 보다 안전한 연구를 위해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갖춘 경주로 옮겨오게 되면 그 잠재역량은 더욱 커진다.
아주대 대학원 에너지학과 김수덕 교수는 "대구·경북은 대학이 많아 풍부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데다 공공기관 이전계획에 따라 에너지산업군이 동해안지역에 집중되고, 방폐장 유치로 양성자가속기와 원자력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까지 갖춘 만큼 국내 유일의 세계적 에너지산업 클러스터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이미 구미의 LG실트론이 태양광발전 관련 재료를 생산하고, 대성그룹이 태양광 및 수소발전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에너지클러스터 조성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텍(포항공대) 전중환 명예교수는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독일·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등) 관련 제조업은 주로 중소기업이 담당하는데, 대구경북은 기계·금속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지역 중소제조업의 대혁신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수소경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현재 미국에서 집중투자되고 있는 수소에너지와 관련해 전중환 교수는 "수소를 에너지로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나노기술이 필수적"이라면서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나노연구가 바로 에너지산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5위권의 원자력연구 역량을 갖고 있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요소기술도 세계적인 수준"이라면서 "다만 경험이 필요한 시스템·제어 기술이 부족하고, 경제성이 떨어져 선진국으로부터 수입할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홍철 원장은 "경북도가 적극 나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구와 울산을 파트너로 삼는다면, 우리지역은 21세기형 거대산업 중 하나인 에너지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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