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케임브리지/페터 자거 지음/박규호 옮김/갑인공방 펴냄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학. 지구상 어떤 대학도 이들과 견주기는 힘들다. 기껏해야 훗날 대서양 건너편에 이들을 모방해서 설립된 하버드와 예일 정도가 두 대학과 비교될 수 있을 정도다. 영국 지성사를 이끈 이 두 대학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른 독특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미술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 페터 자거는 '옥스퍼드 & 케임브리지'에서 두 집단을 '이란성 쌍둥이'라고 명명한다. 두 도시는 거리상 150km나 떨어져 있지만 영국에서 가장 특이한 곳으로 존재하는 곳이라는 것. 유럽 변방의 한 섬나라를 해가 지지 않는 대영 제국으로 만든 힘의 원천이 바로 이 두 집단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을 달아준다.
이 책은 두 대학의 유서깊은 칼리지들을 꼼꼼히 소개해주는 동시에 칼리지의 역사와 문화, 그에 얽힌 인물과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전해준다.
영국 귀족들의 학문적 요람으로 간주되는 옥스퍼드의 크라이스트 처치는 대성당과 미술관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칼리지다. 크라이스트 처치는 13명의 영국수상과 11명의 인도 총독을 배출했다. 이쯤되면 이 칼리지가 옥스퍼드에서 최초로 입장료를 받기 시작한 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일종의 유명세인 셈이다.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도 정말 특이한 곳이다. 하다 못해 정문 옆 잔디밭에 서 있는 사과나무조차도 평범한 사과나무가 아니다. "저것이 바로 뉴턴의 사과나무입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어찌되었건 이곳에서도 인식의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두 대학을 순례한 저자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만든 가장 크고도 중요한 전통은 학문의 깊이라고 일갈한다. 한국의 대학들은 어떨까. 우리는 다른 나라의 명문대학이 어떻게 전통과 경쟁력을 만들고 쌓아갔는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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