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 킹콩

1933년 오리지널 영화 '킹콩'이 21세기 버전으로 리메이크 됐다. 이 작품이 특별히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3년간 세계영화시장을 석권했던 피터 잭슨 감독이 2억 7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새로운 작품으로 선보이기 때문. 2년 간의 특수효과 작업이 진행됐고 뉴질랜드에서 3천㎡ 크기로 제작된 세트에서 촬영, '반지의 제왕'에서 볼 수 있었던 최고 수준의 특수효과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게 됐다. 작품 줄거리는 오리지널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정이 넘치던 영화감독 칼 던햄은 거리에서 우연히 발굴한 매력적인 여인 앤 다로우와 지적인 시나리오 작가 잭 드리스콜과 함께 영화촬영을 위해 지도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미지의 섬인 해골섬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수억 만 년의 고대 정글이 고스란히 존재하는 해골섬에서 그들은 전설로만 들어왔던 거대한 킹콩과 맞닥뜨린다. 킹콩은 해골섬의 원주민에게 붙잡혀 제물로 바쳐진 앤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그때 갑자기 섬에 존재하는 잔인한 공룡이 나타나 그녀를 공격하고 킹콩은 공룡과 혈전을 벌이며 그녀를 지켜낸다.

그러나 탐욕스러운 욕망에 사로잡힌 감독 던햄은 킹콩이 앤에게 마음을 빼앗긴 틈을 타 킹콩을 돈벌이로 활용하기 위해 뉴욕으로 생포해 온다. 뉴욕 도심에서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전락한 킹콩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야수의 본능을 드러내며 뉴욕 도심을 휩쓸기 시작한다. 인간들은 거대 병력을 동원해 킹콩에게 공격을 퍼붓고 킹콩은 공격을 피해 앤을 데리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으로 올라간다. 빌딩 꼭대기에서 거대한 위용을 드러내며 포효하는 킹콩은 사랑하는 앤을 보호하기 위해 잔인한 인간들에 맞서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사실 '킹콩'은 '반지의 제왕' 이전에 잭슨 감독의 오래된 꿈이자 숙원이었다. 초등학생이었던 아홉 살 때 TV에서 영화 '킹콩'을 본 잭슨 감독은 판타지와 공룡에 대한 열망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그 후 '킹콩' 제작을 꿈꿔 오다가 1996년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반지의 제왕'을 거치면서 익힌 특수효과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 이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잭슨 감독의 영화 '킹콩'을 연기한 배우는 '반지의 제왕'시리즈에서 골룸을 맡았던 앤디 서키스다.

앤디 서키스는 모션캡쳐(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한 뒤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 방식으로 연기했지만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을 개성있게 표현해 좋은 반응을 받았다. 피터 잭슨 감독은 제작단계부터 영화의 주인공 킹콩에 앤디 서키스를 염두에 뒀다. 제작진에 따르면 피터 잭슨 감독은 "골룸과 마찬가지로 킹콩을 표현하는 데 디지털 기술은 한계가 있다. 앤디 서키스는 킹콩의 습성을 그대로 이해하고 표현해냈다"며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앤디 서키스는 잭슨 감독의 제의에 영국 런던의 동물원에 장시간 머무르면서 고릴라의 습성을 파악했고 아프리카 르완다로 가서 야생 고릴라를 연구하는 등 많은 준비 끝에 촬영을 마쳤다.

특히 앤디 서키스는 영화 속 등장하는 킹콩의 괴성을 직접 연기했고 17가지 다른 괴성을 준비해, 말을 하지 못하는 킹콩의 감성까지 표현했다. 이런 연기파 배우의 노력과 최첨단 기술이 만나면서 오리지널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야수와 미녀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14일 개봉.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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