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감옥이 지난달까지 동유럽 국가에서 운영됐으며 이 비밀감옥에는 알 카에다의 고위급 용의자 11명이 수감돼 있었다고 미국의 ABC방송 인터넷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BC 방송은 이날 익명을 요구한 전·현직 CIA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CIA는 5일부터 시작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유럽순방에 앞서 수감자들을 급히 유럽땅에서 이동시켰으며 11명의 알카에다 고위급 용의자들도 지금은 북아프리카의 사막에 있는 새 CIA시설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ABC방송은 그러나 CIA 관계자들이 안전을 이유로 비밀감옥이 있었던 특정국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며 구체적으로 나라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CIA는 코멘트를 거부했으나 전·현직 CIA 관계자들은 11명의 알 카에다 고위 용의자들이 동유럽국가의 구소련 공군기지 내 한 지점에 수감돼 있었으며 그들 중 몇몇은 나중에 두 번째 동유럽 국가로 옮겨졌다고 증언한 것으로 ABC방송은 보도했다.
ABC방송은 또 11명의 고위 알 카에다 수감자 중 대부분은 약 14명의 CIA 요원들만 사용하도록 허가된 이른바 '발전된 신문 기법'에 의해 CIA 비밀감옥에서 혹독한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CIA는 작은 민영항공기를 이용, 고위 알카에다 용의자들을 아프가니스탄과 중동에서 동유럽으로 옮겨왔다고 ABC는 밝혔다. 지난달 인권감시기구는 CIA가 비밀감옥을 설치, 운용한 나라로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지목한 바 있다.
ABC방송에 따르면 CIA는 2002년 3월 처음으로 파키스탄에서 알 카에다 핵심요원인 아부 자바이다를 잡았을 때 그를 수용하기 위해 태국에 비밀감옥을 설립, 운용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엔 북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또 다른 비밀감옥을 승인받았다. 2002년 3월 당시 아부 자바이다는 파키스탄에서 총상을 치료받은 뒤 태국의 공군작전기지로 옮겨져 사용하지 않는 작은 창고에 수용됐다. CIA는 폐쇄회로를 통해 24시간 감시했으며 아부 자바이다로 하여금 적절한 보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 특별히 랭글리 본부에서 보내진 CIA 의료진이 그를 치료토록 했다.
동유럽의 CIA 비밀감옥에 수감돼 있던 알 카에다 요원들은 아침식사로 요구르트와 과일 등을, 점심식사로는 야채와 콩 등을, 저녁식사로는 고기와 닭고기, 야채와 밥 등을 제공받았고, 정보제공 협조의 대가로 가끔 사탕이나 디저트, 초콜릿도 제공됐다고 ABC는 밝혔다. 또 CIA는 용의자들로부터 미국에 유용한 정보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엔 용의자들의 본국으로 비밀리에 돌려보내는 관련시스템도 갖고 있었다고 ABC는 밝혔다.
이어 CIA는 일부 '불법전투요원'은 미국에서 허용된 것보다 혹독한 신문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요르단, 시리아, 모로코, 이집트 등으로 옮겨지기도 했다고 ABC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