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잡을 수 없네요."
올 하반기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분양 시장이 단지별로 차별화된 양극화 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계약률이 10~20%를 밑도는 단지가 속출하는 반면 일부 단지는 1, 2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는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업체들은 "예전에는 주택 경기가 가라앉으면 비슷한 수준으로 미분양이 발생하고 투자 수요가 살아나면 청약자들이 단지마다 함께 몰렸지만 8·31 부동산 대책 이후에는 단지별로 청약률이나 계약률이 너무 큰 차이를 보여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내년 상반기 분양 시장의 척도가 될 12월에도 수성구를 중심으로 관심을 끌었던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에 나설 예정으로 있어 수요자들이 어느 정도 반응을 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박 아니면 쪽박
단지별 차별화 현상은 8·31 부동산 종합 대책 이후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현상. 위치와 브랜드, 가격 등에 따라 계약률이 상당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우방의 강성운 분양팀장은 "수요자들이 몰리는 단지는 8·31 조치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일부 단지는 IMF 직후 분양 시장을 보는 것 같다"며 "수요자들이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면서 되는 곳에만 몰리는 시장 편중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으로 가장 수혜를 입는 곳은 분양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공공부문 아파트.
주택공사와 도시개발공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단지 분양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도개공은 공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달성군 죽곡에서 분양한 그린타운 2천여 가구 중 대부분을 1, 2순위에서 마감했으며 지난주 북구 매천동과 남산동 2개 단지를 분양한 주택공사도 청약률이 2대 1을 넘어섰다.
주공 장문상 판매부장은 "남산동 뜨란채(604가구)는 1, 2순위에서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대단지인 매천 뜨란채(928가구)도 예상을 깨고 청약률이 2대 1을 넘었다"며 "인근 단지보다 분양가가 평균 2천만~3천만 원 저렴한 데다 자재를 민영 수준으로 고급화한 것이 높은 분양률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슷한 위치에서 앞서 분양한 일부 민영 아파트 단지들은 미분양 판매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상태. 또 지난주 청약을 마감한 달서구 상인동 대림 e-편한세상도 33평형에서 1순위 경쟁률이 35대 1을 기록하며 일부 대형 평수를 제외하고는 전 평형이 1, 2순위 마감됐으며 10월에 분양한 성서 우방 유쉘도 계약률 90%를 기록했다.
하지만, 초기 계약률 50%를 넘는 단지는 8·31 조치 이후 분양한 단지 중 30~40% 정도이며 계약률이 10% 이하인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8·31 대책' 약발이 떨어지더라도 이미 지역에서 분양된 가구와 내년 분양 물량이 너무 많아 '차별화된 시장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월 시장전망
연말이 다가오면서 수성구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진다. 달서구와 동구 등 타지역 단지 중 상당수가 침체된 시장 상황을 피해 연말 분양 계획을 내년 상반기로 넘겼지만 수성구 지역에서는 5개 단지가 분양된다.
이중 관심을 끄는 단지는 두산산업개발의 범어동 '위브 더 제니스'. 주상 복합으로는 전국 최대인 1천494가구 인데다 평균 분양가가 1천300만 원 대여서 올 초부터 화제를 모아왔다.
또 지하철 범어역 인근에 우방이 292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인 '범어역 우방 유쉘'을, 월드건설도 범어동에 260가구 규모의 '범어 월드메르디앙 이스턴 카운티'를 분양한다. 우방은 두산보다 평당 100여만 원 낮게 책정한 분양가를 앞세워 두산과 같은 9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할 예정으로 있어 주택업계에서는 또 다른 관심을 표하고 있다.
한편 시지 지역에서는 사월역 앞 구 동양염공 자리에 효성이 '백년 가약' 592가구를 분양하며 대백종합건설도 올 들어 처음으로 이달 중순쯤 시지에 '대백 아이프라임' 301가구를 분양한다.
분양대행사 리코의 최동욱 대표는 "이달에 분양하는 수성구 단지들은 대기 수요가 많았던 단지들인 만큼 계약률에 따라 내년 상반기 분양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분양이 많을 경우 내년 상반기 분양 시장이 더욱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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