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식(33·동구 신기동) 씨는 지난 4일 밤 11시쯤 갑자기 집안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영하의 추위에 떨어야 했다. 보일러가 멈춰버린 데다 전기장판도 켤 수 없었기 때문. 홍씨는 한국전력의 '123 고객센터'에 신고했지만 '집안에서 일어난 전기고장 수리는 한전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전기공사설비 업체에 연락하라"는 안내만 받았다. 결국 홍씨와 가족들은 다음날 오전 전업사가 문을 열 때까지 추위에 떨 수밖에 없었다. 홍씨는 "전기수리업체 전화번호라도 가르쳐 줬으면 추위에 떨 필요가 없었다"면서 "한전이 가정에서 일어난 전기고장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겨울철 시민들이 한밤이나 새벽 중 전기고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지만 한전은 옥내 전기설비 고장은 관할이 아니라며 외면하고 있다.한국전력 대구지사에 따르면 한전은 전기선로를 통해 각 가정이나 사업체에 설치된 계량기까지 전기가 제대로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하면서 이 과정에서 일어난 고장에 대해서는 수리를 해주지만 건물 내부에서 일어난 고장은 집주인의 책임이라는 것.
특히 한전에서 사용자에게 수리를 받을 수 있는 전기설비업체를 알려 줄 수도 있지만 이는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시비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연락처도 알려주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크다.
이에 따라 한밤중 전기고장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한전의 야간 서비스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설비업체를 당번 업체로 정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한전 대구지사 서비스계획과 한 관계자는 "한밤중 전기고장 서비스 개선을 위해 경주 등 15개 시·군에서 당번 전기설비업체를 정해 수리해주는 시범사업을 현재 실시하고 있다"며 "내년 1월말쯤 시범실시 결과가 좋을 경우 대구를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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