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손갤러리(053-753-5551)는 17일까지 대구 출신으로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있는 중견작가 권순철·곽수영 씨의 2인전 '잃어버린 그림자를 찾아서'를 열고 있다.
전시 중인 권씨의 작품은 거칠다. 두터운 물감을 겹겹이 쌓은 흔적 속으로 우리네 할아버지·할머니의 얼굴이 드러난다. 낮은 코, 광대뼈에 세월의 흔적인 주름까지 '한국의 정체성을 간직한 채 혼을 전하는' 한국의 얼굴이다. 권씨는 온갖 것을 다 담고 있는 그 모습을 "노동이나 고통, 시간도 막을 수 없는 것"이라며 "언젠가 예수나 부처의 얼굴도 그려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어릴 적 데생작 등을 포함해 1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이에 반해 곽씨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조용히 발라 올린 뒤 날카로운 물건으로 물감을 파고들고 그 표면을 긁어냈다. 거친 마티에르의 결 위로 인간 군상이나 말, 풀 같은 것들이 어렴풋하게 떠올랐다가 다시 사라지기도 한다. '순간적으로 존재하는 이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과연 '내가 존재하는가'란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1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두 작가는 파리에서 '소나무회'를 결성해 국가와 인종을 뛰어넘어 더불어 작업하기도 했다. 역시 대구 출신인 이영배 등과 함께 파리의 한 병기고 창고를 개조해 창작활동을 하며 대구 미술의 깊고 강한 인상을 파리에 남긴 바 있다. 소나무회를 거쳐간 작가 130여 명 가운데 한국 작가 56명과 외국 작가 13명의 작품 69점의 전시회가 15일까지 서울 순화동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구 호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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