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위 때문에…여기는 웃고, 저기는 울고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면서 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할인점은 겨울용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면서 '함박웃음'을 짓는 반면, 재래시장은 손님을 찾아볼 수 없어 울상이다.식당가도 밤 9시를 넘기면 손님 찾기가 힘들고,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은 승객이 뚝 끊겨 '추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이마트 대구 5개점의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1주일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2%나 늘었다. 날씨가 가장 추웠던 12일 하루 동안엔 지난해에 비해 27.5%나 매출이 올랐다.히터·전기매트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매출이 82.6%나 늘었다. 스키복·파카 등 겨울 의류는 33.7%, 만두·호빵 등 겨울 식품은 30%, 커피·녹차 등 차류는 18% 매출이 증가했다. 이마트 이형직 담당은 "추위 특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백화점 역시 겨울상품 판매가 날개를 달았다. 동아백화점 가전 매장의 소용량히터, 옥장판, 가습기 매출은 지난주에 비해 25%나 늘었다.의류매장에서는 내복, 스웨터, 조끼, 겨울코트, 패딩점퍼, 머플러, 숄 제품을 찾는 사람이 줄을 섰다. 식품매장에서도 호빵, 우동, 만두, 라면류 등 '뜨거운 것들'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30%나 늘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송규한 부장은 "추위에다 고유가까지 겹쳐 전기난방용품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반면 재래시장은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추위에 울상을 짓고 있다. 강추위로 외지 반입물량이 줄면서 농산품 가격이 오르는 데다 혹한으로 시장에 나오는 주부들까지 눈에 띄게 줄어버린 것. 때문에 일찌감치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대구농수산물 도매시장 전인환 시장운영 담당은 "날씨가 가장 추웠던 12일엔 오후 5시쯤 문을 닫은 업체만 10여 개에 달했다"고 했다.더욱이 추운 날씨로 출하 물량이 급감하면서 채소값이 급등, 장 보러 나오는 사람이 더 없다는 게 시장 사람들의 설명. 배추 1포기는 지난달에 비해 500원 이상 올라 2천~3천 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고, 무 1개도 200~300원 뛰어 500원~1천 원에 이르고 있다.

지하철은 물론, 버스·택시 업계도 날씨를 원망하고 있다. 지난 12일 지하철 1, 2호선 승객은 지난달 하루 평균 승객(26만2천 명)보다 2만 명(7.6%)이나 줄어든 24만2천 명을 기록했다.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추위 때문에 밖으로 나온 사람 숫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구 버스, 택시운송조합 관계자들 또한 "추위 때문에 승객이 더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택시의 경우, 새벽·밤 손님이 거의 없다고 기사들은 한목소리다.음식점, 술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 수성구 지산동, 남구 서부정류장 일대 식당가 주인들은 "밤 9시만 되면 빈 가게가 된다"고 한숨지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겨울철 상품 매출 신장세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역내 대형 할인점과 추위로 인해 손님이 뚝 끊긴 재래시장.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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