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출 300억 달러' 구미공단 금자탑

국내 수출액 11% 차지…생산규모도 50조 넘어

1969년 '오로지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정부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공장 굴뚝의 뿌연 연기가 끊이지 않았던 구미공단이 이젠 연간 수출 300억 달러를 넘기는 세계적인 IT 수출도시로 성장했다.

1975년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고공 행진을 거듭, 국내 단일 공단으로선 사상 처음으로 2003년 수출 200억 달러 달성에 이어 불과 2년 만에 3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룩한 것이 오늘의 구미공단 성적표다.

■일자리가 있는 구미공단

구미는 인구 37만 명. 평균 연령 30세의 젊은 도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로 보면 0.7%에 불과한 내륙의 작은 중소도시지만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수출과 생산액, 주민소득 부문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첨단전자산업도시 구미의 명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잣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구미에 가면 일자리가 있고, 먹고살 수 있다'는 말이 유행어가 된지 이미 오래. 일자리가 없어 날이갈수록 인구가 줄고 있는 수도권 이남의 지자체와는 달리 구미는 해마다 평균 9천 명 이상 증가, 국내에선 가장 활기찬 도시로 꼽히고 있다.

구미공단은 지난 1969년 구미와 칠곡군 일원의 구릉지와 논밭 위에 조성됐다. 1971년 수출 800만 달러에서 시작해 장년으로 들어선 34년 만에 300억 달러 수출달성을 이룩한 셈이다. 또 생산규모도 올해 5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미공단에서 생산 집계가 처음 시작된 1974년의 610억 원에 비하면 무서운 발전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눈부신 성장은 지난해 기준 전국 전체 수출액의 10.8%(대구의 8.6배, 부산의 4.3배), 경북의 81%를 차지하는 것으로 올해는 그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구미공단의 입주업체는 822개사, 근로자수 8만756명으로 구미시 전체인구 37만3천701명의 21.6%에 이르러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보면 전체 가구의 70% 이상이 근로자 가족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허브, 구미4공단

구미국가공단은 30여 년 동안 전자, 정보통신산업 및 축적된 기술의 국내 최대 디지털전자산업의 메카이다. 품목도 급변하는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첨단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구미공단의 입주업체 구성은 IT업체가 전체의 78%를 점하고 있고 섬유 5%, 철강·기계 등 기타 업체가 17%이다. 특히 IT품목인 휴대전화, TFT-LCD, PDP, 디지털평판TV,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세계 시장의 15%를 점하며 부동의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어 양적이나 질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허브(Hub)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구미지역의 산업단지 규모는 지금까지 조성된 1, 2, 3단지 528만7천 평을 비롯해 2006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제4단지 205만 평과 농공단지 10만 평 등 모두 743만7천 평에 이르고 있다.

구미공단의 미래로 불리는 205만 평 규모로 조성 중인 국가4단지에는 107개사가 분양계약을 맺고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공장신축이 한창이다. 향후 IT분야의 업그레이드와 구미테크노폴리스의 중심이 될 3만2천여 평의 디지털전자정보기술단지와 구미전자기술연구소(GIET)가 본격적인 가동채비에 나서고 있다.

■구미공단의 위기감

지금까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던 구미공단의 앞날은 빛나는 성과에 비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지난달 29일 수도권내 공장 신증설 허용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 의결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

구미공단은 수출 300억 달러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돌파하고도 샴페인을 터트리기는커녕 앞으로 닥쳐올 파장에 시민 모두가 걱정하고 또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골몰해야 할 입장에 놓여있다.

첨단업종에 대한 신규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되면 구미공단의 재투자가 자연히 감소된다. 더욱이 앞으로 본격 추진될 디지털전자 혁신클러스터 시범사업, 디지털전자정보기술단지 조성 등 IT 기반육성과 관련한 대형 프로젝트사업이 발목을 잡히지나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미·박종국기자 jkpark@msnet.co.kr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사진: 15일 300억 달러 수출 기념식 행사가 열리는 구미 문화예술회관 입구 나무와 도로변 곳곳에는 지역 기업에 대한 애정의 글귀를 담은 빨간 손수건과 깃발 등이 나무에 달려 있다. 구미'박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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