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동 천막 속 통곡 '尙州참사'

상주 공연장 사고는 사망 11명 부상 160여 명의 유례없는 공연장 대참사라며 온 국민이 분노한 게 어제 일 같이 생생하다. 그럼에도 지금 유족들만 외롭게 엄동설한의 천막 속에서 하루하루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유족들이 절규하듯 요구하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은 한발짝도 진전이 없다. 유족들의 보상 문제 역시 허공에 떠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합동분향소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졸지에 생때같은 피붙이를 잃은 유족들을 이렇게 내팽개쳐도 좋은가.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을 일깨웠다던 대참사의 마무리를 이런 식으로 흐지부지할 것인가. 상주시를 비롯한 당국의 무책임을 통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고가 미친 사회적 여파와 피해 규모를 볼 때 유족들의 요구 사항이 무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두 말할 것도 없이 이 사고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은 당연한 것이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공연장 관리와 행사 진행에 대한 경찰, 주최측, 상주시의 책임 소재는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경찰이 5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한 수사에는 사고에 대한 직접적 원인 규명이 빠져 있다.

유족 측이 상주시에 요구하는 15개 항의 답변 사항도 어물쩍 넘길 문제가 아니다. 김근수 시장은 자신의 매제를 둘러싼 행사 특혜 수주 의혹에 납득할 수준의 답변을 내놔야 한다.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유족 측 요구에도 분명했으면 싶다. 당초에는 보상 협의 후 물러나겠다더니, 또 한동안은 혁신도시 유치를 이유로, 이제는 개별 공공기관 유치, 경북도 사업소 유치 등을 내세우며 자신의 거취를 모호하게 한다는 비판의 소리가 들린다. 많은 사람들이 사고 직후 응분의 무한 책임을 지겠다던 시장의 육성을 기억하고 있다.

철저한 사태 수습을 약속하며 우르르 다녀갔던 여야 정치권 또한 지금은 일언반구 말이 없다.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던 한나라당이나 특별조사단을 구성했던 열린우리당이나 유족들을 가지고 논 셈이다.

그렇다면 검찰이 다시 나서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경찰은 이미 할 일을 다 했다는 태도 같으니 검찰이 나서 원점부터 다시 수사해달라는 유족들의 원을 풀어 주는 게 맞다. 유족들의 통곡이 이런 상태서 해를 넘긴다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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