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등급 이상의 수능성적을 합격조건으로 내건 주요 대학들의 2학기 수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미달로 탈락하는 수험생이 급격히 늘면서 이와 유사한 방식이 도입될 2008학년도 이후 수험생들에게 수능 비상등이 켜졌다.
20일 2학기 수시모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서울대의 경우 지역균형 선발전형 합격자 677명 가운데 15.1%인 102명이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해 탈락했다. 올해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한 연세대는 수시 조건부 합격자 1천511명 가운데 무려 48.5%인 734명이 기준에 못 미처 떨어졌다. 한양대 역시 수시 2학기 '21세기 한양인Ⅱ' 전형 조건부 합격자 706명 가운데 36.2%인 256명이 수능 성적 미달로 불합격 처리됐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수시모집의 핵심 전형 요소인 고교 내신 성적에 대한 대학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내신 중심의 2008학년도 이후 입시에서는 더욱 많은 대학들이 활용할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권 대학은 물론, 중·하위권 대학의 일부 인기 학과에서도 내신 성적으로 1차 합격자를 선발한 뒤 수능 최저 기준을 적용하거나 수능 일정 등급 이상의 수험생에게만 지원자격을 주는 전형방법을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신 성적만 잘 받으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내신전쟁을 벌이고 있는 현재 고교 1학년생 이후 학생들에게 수능시험이 엄청난 부담으로 떠올랐다.
특히 지금과 같은 표준점수제 하에서는 선택 영역·과목 별 응시집단 수준과 난이도 차이 등으로 인해 여러 영역에서 고른 등급을 받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점도 큰 변수다.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50만 명이 넘는 수험생 가운데 영역별 1등급은 2만 명이 넘지만 전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1천 명도 안 된다"며 "2008학년도 이후 입시에서는 한 두 영역을 망치면 원하는 대학에 원서도 못 내는 상황도 예견된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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