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찔한 구름다리 '설설' 가파른 기암절벽 '봉봉'

대둔산 심설 산행

눈 덮인 대둔산(해발 878m)을 오른다. 바람 끝이 매섭다. 하긴 걱정할 것도 없다. 바람이 매서울수록 겨울산은 운치 있기 때문이다. 대둔산은 노송과 삐죽삐죽 솟은 기암만으로도 비경이다. 여기다 눈까지 풍경에 합세하고 보니 더 황홀하다.

황홀경의 압권은 단연 금강구름다리에서 보는 설경. 아래쪽으로는 겹겹이 주변산세의 자태가 이어진다. 앞쪽은 온통 흰 눈으로 덮인 능선. 병풍같이 둘러친 암봉들도 흰 눈에 파묻혀 있다. 임금 바위와 입석대 사이를 가로지른 70m 높이 때문일까, 겨울산의 풍경 때문일까. 아찔하다.

약수정을 지나면 또 다른 낭만과 스릴을 경험한다. 삼선구름다리. 바위산을 따라 거의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계단이 뻗어 있다.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인다. 하긴 꼭꼭 숨긴 비경을 그리 쉽게 보여주랴. 이곳까지 비교적 차근차근 겨울을 느끼며 산을 올랐다면 여기부터는 정체구간이다. 양쪽 난간을 꼭 잡고 있는 손을 놓을 수 없다. 무서움 때문이기도 하고 주변의 겨울풍경이 발걸음을 붙잡기 때문이기도 하다.

1시간 50여 분 만에 오른 대둔산 정상 마천대는 설국이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흰 세상. 이어지는 능선들이 하얀 겹주름을 만들어냈다. 뺨을 얼릴 듯한 칼바람도, 옷 속을 파고드는 추위도 잊는다. 겨울 산은 역시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들만 묘미를 알 수 있다.

▶산행코스=집단시설지구 대둔산 온천(10시 45분)-동심바위-금강구름다리-약수정(12:00)-삼선구름다리-마천대 정상(12:25)-낙조대산장(13:15)-점심-낙조대산장 출발(14:20)-장군약수터 삼거리(15:15)-태고사(15:40)

글·사진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사진: 지난 18일 대구YMCA산악회 회원들이 흰 눈이 덮인 능선과 노송, 바위병풍이 어우러진 대둔산의 풍경을 감상하며 금강구름다리를 지나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