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긴급 출동 대기 생활을 하는 소방서 응급 구조대에도 여성의 세계는 있다. 주야 2교대로 24시간 일하고 24시간 쉬는 고된 삶을 이어가는 틈틈이 대학원 공부까지 마친 여성 대원 기은영 씨의 일상을 담은 '은영 씨의 긴급 출동!!'이 22일 밤 9시 30분 EBS TV '리얼다큐 여자' 시간에 방송된다.
은영 씨가 응급 구조대원이 된 것은 한 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이다. '조금만 더 일찍 응급처치를 했더라면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서 생명을 살리는 길로 들어선 것이다. 특별한 사연이 있기에 남다른 사명감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출동하고 있다.
남들과 같은 생활이 아니기에 은영 씨는 27개월 된 딸아이 진서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24시간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데 그렇게 해주지 못해서다. 포항에 있는 친정엄마가 와서 진서를 봐주고 있지만 미안한 마음은 가실 길이 없다.
아들 사랑이 유별남에도 아들 내외가 사는 고향을 뒤로 하고 당신의 모든 일상을 접고 외손녀는 물론 은영 씨의 뒷바라지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그리운 진서는 늘 손가락 빠는 버릇이 생겼고 은영 씨가 퇴근해 돌아오면 은영 씨만 졸졸 따라다닌다.
겨울은 응급구조대원들에게는 '生(생)과 死(사)의 전쟁'이 벌어지는 계절이다. 하루 10건이 넘게 응급구조 출동이 요청된다. 추운 날씨 때문에 갑자기 길거리에 쓰러진 당뇨병 환자, 빙판 길에 잘 넘어지는 노인들, 과로로 인한 과호흡, 생사를 다투는 40대 주부 등 대상도 다양하다. 이들 대부분은 응급처치로 회복되지만 가끔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사람 한 명 죽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지만 은영 씨는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일어선다. 임신 5개월 때 출동했다가 쓰러졌어도 악착같이 해낸 이 일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생사의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은영 씨의 치열한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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