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건천 산업도로 승용차 전용도로?

과적단속 검문소로 화물차 이용 기피

과적단속 검문소로 인해 산업도로가 승용차 전용도로로 변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포항~건천 간(30.3㎞) 산업도로는 5천561억 원을 들여 1996년 12월 착공, 8년만인 지난해 12월 29일 개통하면서 기존 포항~경주 간 7번 국도(48.3㎞)에 비해 주행거리와(18㎞), 운행시간(45분)이 크게 단축돼 연간 1천800억 원의 물류비 절감과 포항시내 교통량 분산을 예상했다.

그러나 개통 1년이 됐지만 화물차 운전자들이 통행을 기피, 하루평균 통행량이 승용차를 포함해 5천 대에 불과하다. 특히 화물차량들이 이용을 외면하면서 주행여건이 좋아지자 승용차량들이 주로 이용하면서 '승용차 전용도로'화 한 것.

화물차 운전자들이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일 과적검문소. 이 과적검문소는 다른 검문소에 설치돼 있지 않는 '축조작감지기'가 설치돼 있어 운전자들이 쉽게 무게를 속이는 편법이 통하지 않아 과적을 하고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출발지점으로부터 3㎞에 걸친 경사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유류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는 데다 주유소와 편의시설 등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도 화물차 기피 원인이다. 그런데 산업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관련법상 주유소를 설치할 수 없다는 것.

이 때문에 대형 트레일러와 화물차들의 통행이 기대와 달리 분산되지 않으면서 포항시내 도로는 여전히 복잡한 가운데 대형 화물차들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화물차 운전사 장모(38) 씨는 "기존 7번 국도와 큰 차이가 없는 데 과적단속에 걸릴 위험 부담을 안고 누가 산업도로를 이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포항국도유지건설사무소 관계자는 "화물차들이 과적검문소 때문에 운행을 기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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