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보문단지 특급호텔 "콘도, 미워"

경주 보문단지의 특급 호텔들이 영업부진과 대규모 콘도의 잇단 개장 등으로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경주시나 업계에서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경북관광개발공사에 따르면 보문단지 신평동과 북군동 일대에서 영업 중인 대형 호텔과 콘도 10개소 중 상당수가 객실 등의 공급 과잉으로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올해 특1급 ㄱ호텔은 1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고, ㄴ호텔도 15억 원대 적자 속에서 직원 월급 지급조차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년전 부도난 ㄷ호텔 역시 최근 새 주인을 맞았으나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적자를 면한 특급호텔은 한미정상회담으로 재미를 본 힐튼호텔과 가격 할인과 함께 각종 세미나를 많이 유치한 경주교육문화회관 정도다.

이는 콘도업계도 마찬가지여서 ㄱ콘도는 법정관리중이며 ㄴ콘도는 수년 전 부도 후 노조원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중에서도 내년 상반기에 한화 2차 콘도(201석), 대명콘도(417석)가 문을 열고 하반기에는 객실과 연수시설을 갖춘 교원아카데미의 빨강 펜(가칭) 등이 개장할 예정이어서 업계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들 콘도들은 현재 특급호텔 전체 수입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연회장, 식당 등의 시설물을 각각 2∼4개 이상씩 갖추고 있어 호텔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일부 특급호텔의 경우 20년이 넘은 노후시설이지만 경영난으로 리모델링을 하지 못해 관광 경주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특급호텔의 한 관계자는 "호텔은 매각도 잘 안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보문단지내에 전체 객실이 2천600여 개인데 내년에 700여 개가 더해지면 부도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힐튼호텔 손명원(41) 홍보팀장은 "볼거리와 놀거리가 없어 생긴 총제적인 문제"라며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유치된다면 고민들이 단숨에 해결되겠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경주·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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