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지업체 지역 하도급 '쥐꼬리'

대구에 진출한 외지업체가 시공 중인 공사 현장의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이 4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이달 들어 지역내 21개 아파트 공사 현장에 대한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을 실사한 결과 지역 업체가 시공을 맡은 사업장의 지역 하도급 업체 발주 비율은 80.5%에 이르는 반면 외지 업체 현장의 지역 하도급 비율은 41.7% 수준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시와 구·군청의 적극적인 유도로 지역 업체 하도급 비율이 30% 수준에서 40% 이상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일부 업체는 지역 업체 하도급 비율이 30%를 밑돌고 있다"며 "법규상으로는 하도급 비율을 규제할 근거가 없지만 지역 업체의 도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권유를 통해 하도급 비율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 조사에 따르면 지역에 진출한 8개 대형 외지 건설업체 중 지역 업체 하도급 비율이 높은 곳은 60%를 넘는 월드건설과 포스코, 대우, 효성 등 4개사이며 외지 업체 진출이 증가하면서 조사 대상 21개 현장의 전체 전문건설업 하도급 금액 7천850억 원 중 지역 업체가 수주한 금액은 49.4%인 3천881억 원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 확대를 위해 지난 10월 말 대형업체를 불러 '지역 건설발전 간담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사업 인·허가시 하도급 금액의 40%를 지역 업체에게 맡기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구·군청에서는 매달 관내 현장의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업체 하도급 비율 확대 방안에 대해 일부 건설사는 이견을 표시하고 있다. 한 업체의 관계자는 "지역업체 상당수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해 시공 중 부도가 발생할 경우 전체 공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기술력과 장비 부족 등으로 품질 확보에도 문제가 있다"며 "일부 업체는 기술력은 떨어지는데 공사비를 외지 업체보다 높게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7년 외환 위기 당시 822개사이던 지역내 전문건설업체 수는 올 들어 965개로 17% 증가했으나 이중 수주금액이 손익분기점인 15억 원에 미달하는 업체가 전체의 57%인 549개사로 상당수 지역 하도급 업체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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