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버섹슈얼 시대'…시대별 매력남 변천사

강인한 남성성과 부드러운 여성성이 공존하는 남성상(像)이 여심(女心)을 흔들고 있다. 이른 바 외강내유(外强內柔)형의 '위버섹슈얼'이 꽃미남으로 지칭되던 '메트로섹슈얼'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겉으론 꾸미지 않은 듯 하면서도 스타일이 살아 있고 속으론 자신감에 넘치며 다정다감한 남성. 이들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남성상은 어떤 변화를 거쳐 오늘날의 위버섹슈얼 세대까지 오게 됐을까? 시대적인 상황과 대표적인 남성상이었던 스타들을 짚어본다.

가부장적 권위, 전우애…

◆1950~1960년대

가부장적인 권위가 엄했던 이 시기에 영화 '마부'와 '로맨스 빠빠'의 김승호는 모두가 어려웠던 상황에서도 위엄을 잃지 않았던 우리들의 영원한 아버지상으로 비춰졌던 스타였다. 여기에 6'25를 소재로 한 전쟁영화에서 국가에 대한 충성과 전우애는 인기 있는 남성 이미지로 부각됐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의 장동휘, '5인의 해병'의 황해, '살아있는 그날까지'의 김진규가 그러했다.

전통의 의리, 순정파…

◆1960~1970년대

정치적 혼란기와 독재, 고도성장으로 대변되던 시대상황은 액션영화와 멜로영화 붐을 조성했다. '용팔이 시리즈'의 박노식, '맨발의 청춘'의 신성일이 액션과 멜로연기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박노식의 주먹와 의리라는 전통적인 남성상과 신성일의 사랑에 목숨 거는 남성다움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근육질 몸매, 강한 정력…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전반

고도성장과 더불어 향락산업도 발전하게 된 시대상황은 근육질의 몸매와 강한 정력을 속성으로 하는 또 다른 남성상을 낳았다. 그 중심에 선 스타가 '변강쇠'의 이대근. 이와 함께 '겨울여자'의 김추련도 같은 맥락으로 부상했다.

카리스마와 여성 배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정보화 사회로 특징 지워진 이 시기엔 더 이상 정력과 근육으로 상징되는 남성은 남성상의 이미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대신 위기상황에서 강한 카리스마와 터프함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덧붙여 인간적인 고뇌까지 겹쳐지는 남성이 스타로 부상할 수 있었다.

'테러리스트'와 '모래시계'의 최민수가 대표적이었고 이정재와 정우성은 막 스타덤을 예고하던 시기였다. 한편 이 시기엔 자유로운 사고와 화려한 소비지향을 무기로 한 신세대의 등장에 따라 부와 강한 남성적인 매력을 지녔으면서도 여성을 부드럽게 사랑할 줄 아는 태도를 갖춘 차인표가 '사랑은 그대 품안에'로 인기가도를 달렸다.

섬세'자상한 꽃미남 득세

◆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

정보화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요시 되던 시기로 남녀의 역할도 차등보다 동등이 우위를 점했다. 자연히 남성의 터프함은 이미지 역할을 잃게 되고 부드러움과 자상함이 남성 스타의 이미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대중문화계도 부드러운 남자와 꽃미남 배우들이 선풍을 일으키면서 귀엽고 달콤한 목소리의 조성모를 비롯해 원빈, 김재원 등이 뭇 여성의 심금을 울렸다. 산업사회에선 남성의 강한 힘이 필요했지만 소프트웨어가 중시되는 정보화 사회에선 부드러움과 섬세한 감성이 더 필요했던 것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강인함과 부드러운 감성

◆2005년 연말 현재

'프라하의 연인'의 김주혁, '태풍'의 장동건,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많은 섹시한 조지 클루니,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 '이 죽일 놈의 사랑'의 비,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소지섭, 젠틀맨의 표상인 다니엘 헤니.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곱상하기보다는 남성적인 강인함이 묻어나면서도 순수한 사랑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미지가 강하다. 권위적인 마초스타일의 남성과도 다르다. 약간을 거친 듯하지만 넓은 가슴으로 여성을 보듬어 주는 듬직함이 엿보인다. 500cc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마시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섹시하다. 의도된 행동보다 자연스러움이 여자의 마음을 끈다.

바로 2005년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위버섹슈얼'의 대표주자들이다. (2005년 12월 29일자 라이프매일)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 시대별 남성상을 반영한 대표적인 남성들. (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승호, 장동휘, 김추련, 장동건, 러셀 크로, 다니엘 헤니, 조성모, 신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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