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20여 시간에 걸쳐 타오른 불의 위력은 엄청났다.
지난 29일부터 이틀 동안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전체를 덮친 불길은 콘크리트 건물을 붕괴 위기에 몰아넣을 만큼 강했다.
진화작업이 끝난 31일 2지구 건물 일부가 무너진 것으로 확인됐고, 향후 더 이상 건물로서의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진단까지 나오면서 상인들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중구청에 따르면 2지구 건물은 100억 원의 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상인들은 10% 정도만 개별보험에 든 상태. 1천여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이번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는 어림없는 액수다.
이에 따라 상인들 사이에서는 임시점포라도 마련해 장사를 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김성곤 서문시장 2지구 상가번영회장은 "현재 비어 있는 시장 인근 베네시움 건물을 임시점포로 이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2지구 옆 주차빌딩(시 소유·지하 2층 지상 7층)을 빌려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라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상인들이 많고 설 대목도 코앞이라 어떻게든 장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결국에는 건물 재건축을 해야 하겠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완전히 정상을 회복하는 데는 2년 가까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구 중구청이 30일 오후 전문가들을 동원해 벌인 긴급안전점검에서 상가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크다는 최종 결과가 나왔다.
정해성 중구청 건설재난안전과장은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외벽이 떨어져 나가 육안으로 봐도 건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 소방전문가는 "보통 불의 온도는 700℃ 정도지만 철근콘크리트까지 녹일 정도였던 이번 불은 1천~1천200℃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에 잘 타는 물건이 너무 많았고 물을 뿌리기 위해 창문을 깨는 바람에 건물 내부로 공기가 드나들면서 불길이 더욱 거세졌고, 결국 건물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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