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구지역에서 매출 1천억 원대 벤처기업이 탄생할까?"
일정 규모 이상의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벤처로 등록한 곳이나 규모가 큰 중소기업형 벤처업체 중 1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곳은 있지만 1990년대 벤처업체로 시작해 1천억 원대에 진입한 경우는 지역에 아직 없다. 하지만 올해엔 대구에서도 1천억 원대 매출의 벤처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주는 바로 ㈜현원. MP3플레이어,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영상품질 검사장비(ADI) 등을 생산하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업체인 현원은 지난 1999년 설립 이후 2000년 50억 원, 2001년 143억 원, 2002년 233억 원, 2003년 282억 원, 2004년 413억 원, 지난해 600억 원(추정치) 등 해마다 급성장해 왔고 올해엔 대망의 1천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송오식 ㈜현원 사장은 "96년 개인 국제무역회사로 먼저 시작했지만 99년에 법인 ㈜현원을 설립, MP3 개발 및 생산에 나섰고 5년 만에 10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따른 기술력 확보, 이를 통한 성능 및 디자인 차별화 전략 등으로 인해 급성장할 수 있었고 미국, 유럽 등으로의 수출 비중이 전체 70%를 넘는 등 수출 위주의 마케팅을 벌인 것도 주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올 매출이 1천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현재 현원의 효자 제품인 '큐브' 등 MP3 제품들이 월 10만 대(100억 달러) 정도씩 꾸준히 수출되고 있는데다 음악 2천 곡, 영화 4편 등을 다운받을 수 있는 메모리 8기가 용량의 'PMP형 MP3P(모델명 DHH-200)', '몬스터(괴물)'로 불리는 MP3인 B150(DAH-1900) 등도 잇따라 출시돼 '돌풍'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
특히 이달 중 출시 예정인 'B150'의 경우 배터리 사용 시간이 150시간으로 현재 세계 최장인 소니의 50시간보다 3배 길어 괴물 MP3 플레이어로 불리는데 지난해 '큐브' 돌풍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주사위 모양(가로·세로·높이 각 2.4㎝, 무게 18g)의 세계 초소형·초경량 MP3P '큐브(DHA-1500)'는 넉 달 만에 30만여 대를 판매했고 다음달엔 알루미늄이 아닌 플라스틱 외장에다 완전 컬러 등 기능을 보강한 '큐브2'도 출시될 예정이다. 또 지난달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요금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교통카드내장 MP3P'까지 출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
㈜현원은 세계 최대 대형소매점인 월마트의 온라인쇼핑몰 '월마트닷컴'과 큐브 독점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미국, 유럽 등 20~30개 국가를 상대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고 최근엔 중국의 최대 동종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중국과 미국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어 매출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오식 사장은 "현원이 세계 디지털 오디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 2001'에서 'M-ANY' 시리즈로 오디오부문 최우수 디자인 및 기술 혁신상을 수상하면서부터"라며 "이어 5월엔 음성녹음이 가능한 모델, 7월엔 음성녹음과 PC를 통하지 않고 직접 음악 녹음이 가능한 제품을 업계 최초로 잇달아 출시하면서 세계 디지털 오디오 시장에서의 기술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원의 주요 제품엔 MP3, PMP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 제품 외에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화상처리 장치인 IPS(Image Processing System), OLED 뒤판 유리, 컴퓨터 자동조정 제어장치인 CNC 컨트롤러 등이 있는데 이들 제품도 올해부턴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보여 1천억 원 달성에 힘을 더하고 있다. 특히 IPS의 경우 현원만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모든 브라운관 제조업체에게 독점 공급하고 있다.
송오식 사장은 "회사 기술 개발 연구 인력만 50여 명으로 동종 업계 최대 규모인 등 연구·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고 지난해 산자부의 스타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기술 개발과 수출에 주력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사진: 송오식 사장이 현원의 주력상품인 MP3 플레이어 등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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