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대구~부산고속도로. 웬만한 중요 공사는 끝나고 곳곳에 마무리 작업들이 한창이었다.
오는 2월 개통되면 대구와 부산이 1시간 거리로 좁혀진다. 대구 동구 용계동 동대구 분기점에서 경남 김해시 대동면 대동 분기점을 잇는 대구부산고속도로가 개통되기 때문.
이 고속도로는 영천과 경주, 언양으로 돌아가던 기존 경부 고속도로의 대구~부산 구간을 최단 거리로 연결한다. 기존 경부 고속도로의 대구-부산 간 거리는 122.8㎞. 그러나 대구~청도~밀양~부산으로 이어지는 새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82.05㎞로 짧아진다. 경부고속도로 이용 때보다 거리는 40㎞, 이동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1시간으로 30분이 단축된다.
이 고속도로는 민자 고속도로다. (주)현대산업개발 등 8개 시공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민자 1조8천억 원과 국비 7천억 원 등 모두 2조5천473억 원을 투입, 5년 만에 완공하는 대공사다. 현재 공정률은 99%.
도로는 곧고 길었다. 잔뜩 움츠렸던 허리를 펴듯, 도로 대부분의 구간이 장쾌하게 뻗어 있다. 겹겹이 서 있는 산맥 사이로 드문드문 얼굴을 내미는 도시 전경과 전답. 도로는 어느 고속도로보다 볼거리로 가득하다.
KTX 경부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구간도 있고, 운 좋으면 경북 경산시 무인 경전철 시험장을 오가는 경전철 모습도 감상할 수도 있다. 깎아낸 산비탈을 끼고 도는 상행선보단 구간 곳곳이 탁 트여있는 하행선이 달릴 맛 난다.
대구에서 청도와 밀양을 거쳐 부산으로 가는 길은 유난히 산과 계곡이 많은 지역이었다. 그러나 산을 돌아가는 대신 터널을 냈고, 계곡을 오르내리는 대신 다리를 놓았다. 덕분에 전체 노선의 40% 이상인 33㎞가 다양한 공법으로 지어진 104개의 교량과 13개의 터널 등의 구조물로 구성됐다. 국내 다른 고속도로의 구조물 구성비가 15~2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난공사.
고정·밀양·낙동대교 등 3개 다리는 최신 공법이 총동원됐다. 경북 청도군과 경남 밀양시를 연결하는 길이 1천300m의 고정대교는 지상 50m 높이에서 교량 상부구조를 교각 위에서 연결해 나가는 공법이 사용됐다.
길이 1천290m의 밀양대교는 '일방향 연속 압출공법'(다리 시작점에서 3~5m 길이의 콘크리트 블록을 앞으로 밀어내며 도로를 이어가는 공법)으로 지어진 세계 최초의 장대교. 밀양과 김해를 잇는 1천100m 낙동대교는 200t 규모의 해상크레인을 강을 통해 이동, 건설했다.
첨단 교통관리 시스템도 도입했다. 교통상황을 관찰하는 CC-TV를 1㎞ 간격으로 설치, 도로 상황 및 긴급 사고를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또 차량검지 시스템을 2㎞마다 1개씩 설치, 교통량과 평균 속도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실시간 기상 정보와 노면 상태를 관측하는 기상정보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통행요금은 이달내로 결정될 예정. 기존 경부 고속도로 통행료 5천600원보다는 다소 오를 전망. 새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인근 수성IC로 이용수요가 분산되면서 상습 교통체증과 진입 불편, 사고 위험 등 기존 동대구IC의 교통난이 크게 해소된다.
이와 함께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던 청도, 밀양, 김해 등 남부 내륙 지역들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지역은 청도 소싸움과 밀양 연극제, 아리랑 대축제, 김해 가야 문화제 등 문화축제와 운문사, 가지산, 얼음골 등 풍부한 관광 자원이 있지만, 그동안 교통망 미비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새 고속도로 관계자는 "새 도로는 대구-부산 간 이동거리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청도, 밀양, 삼랑진 등 개발에서 소외됐던 영남 남부 내륙지역의 경제 및 문화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촉진할 것"이라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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