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초 대구와 부산을 직선으로 이어주는 '대구-부산 고속도로'가 개통될 예정이다. 이로써 '경부' '구마' '88' '중앙' '대구-포항' '대구-김천'을 포함한 7개의 고속도로가 대구를 통과하거나 접속하게 된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고속도로 인프라를 갖춘 셈이다. 대구·경북의 도시 경쟁력을 한단계 높여줄 대구-부산 고속도로와 기대 및 파급효과, 향후 과제를 살펴본다.
▨개요=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SK건설을 포함한 8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2001년 2월 착공한 대구-부산 고속도로는 기존의 대구-부산 간 경부고속도로보다 40㎞가 짧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의 교통체증을 고려할 때, 대구-부산 간 시간적 거리는 거의 한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공사 완공 후 소유권은 국가에 넘기지만, 향후 30년간 관리운영권은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서 보유하고 투자비와 적정 이윤을 회수한다.
▨기대 및 파급효과=대구-부산 고속도로는 세계 3위의 항구도시 부산을 대구에서 한 시간 만에 이어준다. 700억 달러(2004년 말 기준)에 이르는 대구·경북 수출입 물량의 90% 이상이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어 지역기업의 물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수출 300억 달러를 가뿐히 달성한 구미산업단지 입주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 부산 신호 및 녹산공단과 신항만 등의 물동량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대구-부산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울산을 하나로 잇는 '영남권 경제공동체 구상'이 구체화되는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교통부는 대구-부산 고속도로 개통으로 영남권 전체에서 연간 4천500억 원의 물류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물류비 절감혜택의 상당 부분은 김천~구미~칠곡~대구~경산 산업라인에 위치한 수출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과제='대구-포항'에 이은 '대구-부산' 간 고속도로가 열림에 따라 1시간 이내 거리에 항구를 두고 있는 대구는 더 이상 내륙도시가 아니라,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대구·경북은 물론 영남권 전체의 발전을 위한 기본 인프라가 완전히 갖추어진 것은 아니다. 1차적 과제는 지방이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영남권 허브공항. 대구-부산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대구와 부산에서 30분 이내 거리에, 구미·포항 등 영남권 주요 도시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 영남권 허브공항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셈이다.
해양물류도 보완이 필요하다. 대구를 포함한 영남경제권은 동해(포항 영일만 신항)와 남해(부산항 및 신항만)의 루트는 열려 있지만,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접근하는 서해 루트는 여전히 막혀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김준한 박사는 "텔레포트(정보·통신), 시포트(항만), 에어포트(공항) 등 트라이포트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서 "대구-부산 고속도로가 열리면 대구와 부산이 1시간 거리의 동일 경제권으로 연결되는 만큼 대구는 R&D(연구·개발)와 인력양성, 부산은 금융과 항만 등의 역할분담을 통해 중심도시 역할을 강화하고, 영남권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사진 : 대구권과 부산권을 명실상부한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묶어주는 대구-부산 고속도로가 올해 2월 개통될 예정이다. 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IC의 항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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