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높이뛰기 이진택, 아시안게임 '백의종군' 고심

'높이뛰기 기린아' 이진택(34.대구시청)이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내놓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단 명단을 보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연맹이 3일 발표한 대표팀 명단(70명)에서 높이뛰기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높이뛰기는 1986년부터 5회 연속 아시안게임 메달을 딴 종목이고 이진택은 1998년 방콕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푸 따냈다.

이렇게 유망했던 종목이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아예 대표팀에서 빠진 셈이다. 물론 이진택 자신도 대표팀 코칭스태프에서 제외됐다.

고민은 이미 현역생활을 마감하고 은퇴식까지 한 이진택에게 고스란히 넘어왔다.

현역시절 한국기록을 6차례나 새로 쓰고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쓴 이진택은 2003년 부산국제육상대회에서 고별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이진택이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에 두고 그냥 물러서기는 힘들 것 같은 분위기다.

이진택은 "지금도 훈련을 하고 있다. 후배들이 내 기록을 깨고 아시안게임에 나가기를 바랬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고 한국 높이뛰기가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이루는 꿈을 완전히 지운 건 아니다"고 말했다.

대표팀 코치를 그만두고 신생학교 일선 교사로 변신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던 이진택은 현재 한국체대 박사과정 4학기를 마치고 논문 학기만 남겨두고 있다.

여건으로만 보면 필드 복귀보다는 지도자와 학업의 길을 걷는 게 정석이지만 여전히 미련은 남아있다.

육상경기연맹은 높이뛰기를 대표팀에서 제외했지만 이진택이 '백의종군'한다면 전지훈련을 포함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진택은 "후배들이 나를 넘고 세계의 벽에 도전할 수 있도록 내가 남아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최소한 아시안게임 때까지는 현역 선수로 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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