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Hallo, 월드컵-대표팀 공격수들 정교함 길러야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독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문제점 중 하나는 상대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킬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해외전지훈련에 포함된 이동국, 이천수, 박주영, 정경호, 정조국, 최태욱, 조재진 등 7명의 공격수와 유럽파로 이번 해외 훈련에 빠진 안정환, 박지성, 설기현, 차두리 등 4명의 공격수들은 저마다의 특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네덜란드의 반 니스텔루이나 브라질의 호나우두와 비교하긴 힘들다. 원 톱 스트라이커인 이동국은 슛 능력이 있지만 상대 수비가 빠르게 달려들 때 민첩성과 기술이 떨어지고 안정환은 드리블 후 반 바퀴 정도 회전하며 볼을 돌려세우는 기술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지만 동작의 형태는 다양하지 못하다.

박지성과 설기현은 윙 포워드나 미드필더로 나설 때 장점이 발휘되며 차두리는 힘과 스피드가 좋고 독일에서 활동중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지만 개인기가 떨어진다. 이천수, 박주영은 개인기와 감각을 갖췄지만 파워가 부족하다.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넣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패스와 정교한 볼 터치, 골문 안으로 향하는 다양한 슛 감각이 필요하다. 한국의 스트라이커들은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건네받기 힘들고 페널티 구역 근처에서 볼 터치가 거칠어 슛 기회를 만들기 어려우며 슛 기회를 얻더라도 강하게 차려는 경향이 심해 정확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반 니스텔루이가 연결 패스를 자기 몸 30cm안에 트래핑해 빠르게 슛으로 연결하거나 호나우두가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친 후 가벼운 발끝 킥으로 골을 넣는 기술 등이 한국 스트라이커들에게는 부족하다. 남은 기간 동안 한국의 공격수들은 볼 터치를 정교하게 하는 능력을 기르고 급박한 상황에서도 유효 슈팅을 날릴 수 있는 감각을 보완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7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 유상철과 송종국의 중거리 골, 안정환의 2개의 헤딩 골, 이을용의 프리킥 골, 황선홍, 박지성, 설기현이 페널티 구역 근처 필드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수에 비해 골이 적었지만 득점원은 다양했다. 2002년 초 당시 "킬러가 없다"고 한숨지은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본선무대에 가서도 킬러 없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박지성이 넣은 골은 가슴 트래핑 후 상대 수비를 젖힌 뒤 연결된 것이어서 볼 터치가 아름다운 골이었다.

2002년의 한국 축구는 킬러가 부족한 대신 강한 압박으로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체력을 바탕으로 많이 움직이며 끊임없이 공격하는 방식을 추구했다. 최근 아드보카트 감독 체제에서 당시의 면면을 되살린 한국 축구는 이러한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공격수들의 볼 터치 능력을 향상시켜 공격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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