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티에리 앙리와 로베르 피레스 등 '프렌치 커넥션'의 움직임을 73분간 벤치에서 지켜보다 마침내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4일 새벽 잉글랜드 런던 하이베리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의 '큰 경기'에 앞서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선발 명단을 짜면서 고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일 볼튼 원더러스와의 경기에서 펄펄 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이름을 먼저 적은 뒤 왼쪽 윙 포워드로 박지성과 라이언 긱스를 놓고 고심하다 큰 경기임을 고려, 경험많고 노련한 긱스의 이름을 올렸을 것이다. 그리고 승부수를 띄울 상황이 되자 별 활약이 없었던 긱스를 빼고 박지성을 투입했다.
이날 경기에서 후반 28분 투입된 박지성은 5분 후 오른 측면에서 크게 넘어온 호나우두의 크로스를 발리 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 바를 넘겼다. 상대 수비수 파스칼 시강(프랑스)과 볼을 다투다 코너 킥을 이끌어냈고 4차례의 오른쪽 코너킥을 맡아 차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46분의 코너킥은 웨스 브라운의 헤딩으로 연결돼 골문으로 향했지만 상대 수비에 아깝게 걸렸다.
세 경기 연속 교체 출전, 21경기 출장 기록을 이어간 박지성은 20분간 뛰며 전체적으로 괜찮았으나 드리블 과정과 패스를 연결받는 과정에서 한 차례씩 볼 터치가 매끄럽지 않기도 했다. 영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경기에 잘 적응했다(slotted in well)'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점을 매겼다.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게 될 프랑스의 앙리는 아스날 공격의 핵이었지만 리오 퍼디낸드의 수비에 막혀 페널티 구역 안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정교한 킥을 자랑하는 그는 코너킥과 프리킥 키커로 나서면서 골문으로 빠르게 휘어감기는 위협적인 크로스와 슛을 날렸다. 피레스는 오른 측면 공격을 주도하면서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아스날 중앙 수비수이자 스위스 대표인 필립 센데로스는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
양 팀은 라이벌답게 전반은 아스날, 후반은 맨유가 공격 주도권을 쥐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지만 득점없이 비겼다. 선두 첼시를 뒤쫓는 맨유는 비겼지만 원정경기여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고 4위권 진입이 시급한 아스날은 홈 경기 승리를 거두지 못해 한숨을 쉬었다. 2위 맨유는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쳐 13승6무2패(승점 45)로 첼시(승점 58)와 승점 차를 13점으로 유지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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