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문시장 2지구 대체점포 '베네시움'되나

대구 서문시장 2지구 대체점포 입지로 거론되던 주차빌딩이 인근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상가 전용 불가'쪽으로 선회하면서 사고대책본부 측이 인근 '베네시움'을 대체 점포 후보지로 잡고 협의에 들어갔다.

5일 2지구 피해상인, 베네시움 관계자, 대구시 및 중구청 사고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주차빌딩 활용이 난관에 부딪히자 일부 피해 상인들이 베네시움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또한 시와 구청은 '베네시움의 적자'를 보전해 주는 대신 입점상인들의 임대료를 최대한 낮추는 조건으로 베네시움 측과 입주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가 안돼 2년 넘게 폐업상태로 방치됐던 베네시움은 올해 초 한 상가 리모델링 업체가 운영권 확보에 나서면서 사업 재개만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베네시움 한 관계자는 "두 달 전 1~4층을 가구백화점에 임대하기로 결정하고 계약금까지 치렀지만 서문시장 대화재로 사정이 완전 달라졌다"며 "피해상인들이 1천 명이 넘고, 사고대책본부로부터도 점포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해 베네시움을 대체점포로 활용하려는 계획이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베네시움 측은 내부회의를 거친 결과 상인들이 들어오겠다면 위약금을 무는 한이 있더라도 점포를 비워 놓기로 결정했다는 것.

이와 관련, 사고대책본부와 베네시움 측은 피해상인들의 입점 보증금과 임대료를 서문시장 시세의 30~50%까지 낮추는 대신 나머지 금액은 추후협의를 거쳐 시와 구청에서 보전해 주는 내용의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시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150명의 상인들이 베네시움과 가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불 나지 않은 서문시장 빈 점포는 벌써 동이 나 2배까지 월세가 뛰는 바람에 시장내에서는 더 이상 점포를 구하기가 불가능한 실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 측은 지하 1층(주차장), 지상 9층의 베네시움 연면적(5천700여 평)은 불이 난 2지구(6천 평)와 규모가 거의 비슷해 1, 2평 단위로 쪼개면 1천여 개 점포의 입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2지구 피해상인들은 "주차빌딩이 아니면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 베네시움 입주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2지구 한 피해상인은 "베네시움이 왜 폐업까지 갔겠냐"며 "수십 년을 서문시장 한 곳에서만 장사해 온 사람들은 시장을 떠나는 상황을 이제껏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대구시와 중구청이 눈치 빠른 소수의 편을 들어줘선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여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대구시 한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따지면 베네시움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상인들 간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 이상 시가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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