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해외전지훈련을 떠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과제중 하나는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는 것. 여기에는 한국 축구의 주 수비 전형인 '스리 백'과 함께 세계 축구의 조류인 '포 백' 전형을 소화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스리 백을 바탕으로 한 3-4-3 전술로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은 3명의 수비수 중 중앙 수비수가 뒤에 처져 공을 걷어내는 종래의 '스위퍼(Sweeper)'를 없애고 3명이 나란히 서서 오프 사이드 함정을 거는 '플랫 스리 백'으로 전환하는 한편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방부터 압박 수비에 나서고 장점인 측면 공격을 살리는 이 전술로 성과를 거두었다.
축구의 전술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오면서 세계 축구의 주류로 받아들여지는가 하면 특정 국가 고유의 것으로 남아 있으면서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축구 전술의 기원을 보면 19세기 후반 선수들이 몰려 다니며 공격에만 열중할 당시 8명이 공격에 나서고 2명이 수비에 나서는 형태가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 무렵 종주국 잉글랜드는 후방에서 높고 긴 패스를 전방 공격수에게 바로 올리는 '킥 앤드 러시'기법을 개발했다.
동네 축구와도 같은 2-8 전술은 수비진과 공격진 사이에 큰 공백이 생기고 선수별로 주어진 책임 공간이 없어 체력 부담이 너무 컸다. 이로 인해 1930년대 3명을 허리 진영으로 내리는 2-3-5전형이 생겨났다. 이 역시 수비 보다는 공격에 치중하는 전형이었다.
이에 앞서 1925년 3명으로 정해진 오프 사이드 규정이 2명으로 줄어들면서 잉글랜드 아스날 클럽은 센터 하프를 2명의 풀백 앞으로 후퇴시켜 상대 센터포워드를 차단하도록 했는데 이를 '스토퍼(stopper)'라 부르게 됐다.
1930년대에는 'M-M'전형과 'W-M'전형이 생겨났다. M-M전형은 1930년대 '기적의 팀'으로 통했던 오스트리아가 개발한 전형으로 투 백 앞에 두 명의 센터 하프, 그 전방에는 두 명의 인사이드와 두 명의 포워드가 서면서 M-M자처럼 서게 됐다. W-M전형은 영국이 개발했다. 3-2-5 또는 3-2-2-3으로도 불리는 시스템으로 풀 백 3명과 하프백 2명은 W자를 이루고 인사이드 2명과 공격수 3명은 M자를 형성한다. 우루과이는 이 전형을 채택,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1954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4-2-4전형을 들고 나와 정상에 올랐다. W-M전형을 변형하여 허리를 강화한 전형으로 수비의 안정을 기하면서 공격시 측면 수비 두 명이 공격에 가담하는 형태이다.브라질은 이때부터 신 전법을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갔다. 1962년 월드컵대회 때는 4-2-4에서 허리의 중요성과 유연성을 살린 4-3-3 전형으로 우승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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