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자 의혹, 眞相철저히 규명을

여성들이 화났다.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 진위 논란에 밀려 난자 윤리가 도외시되고 있다며 여성들이 '성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등 전국 35개 진보적 여성단체 대표들은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난자 채취 과정 진상 규명 및 관련자 사법 처벌, 국가 차원 배상 등을 강도 높게 촉구했다. 지난 해 11월 이후 난자 의혹에 관해 여성계가 대규모로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그간 여성계 일각에서 난자 채취 관련 윤리 문제를 제기했으나 진위 논란이 워낙 시끄러운 탓에 묻혀 있었다. 최근 난자 관련 의혹들이 다시 터져나오면서 여성계의 목소리도 커지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3일 MBC PD수첩은 황 교수팀 연구원의 난자 제공이 자발적이지 않았다는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자발적 난자 제공자인 한 27세 여성도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충격적인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사전에 난자 채취에 따른 부작용 등에 대해 듣지 못했으며, 한꺼번에 무려 29개의 난자(2년5개월치)를 추출당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염증 치료를 받아야 했고 몸이 쇠약해져 직장마저 그만두었으며, 현재는 불임가능성을 걱정할 정도라고 한다.

여성단체들은 난자 적출 시술 여성의 20%가 부작용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 체외수정 출산의 20%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고, 불임시술에서 쓰고 남은 배아도 10만~150만개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적출된 난자와 폐기 및 잔여 배아 수는 전혀 파악이 안 되고 있다.

황 교수팀의 1600여 개 난자 사용 사실만 보더라도 그 허술함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정부는 한 점 의혹없는 진상 규명과 함께 생명공학에서 여성의 인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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