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폐쇄적 '문화재 발굴 조사' 이유는

경주의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단이 폐쇄적인 조사업무로 중요문화재를 발굴하고도 제대로 발표가 되지 않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수년 전부터 경주 내남면 화곡지구 지표수보강 개발사업부지에서 발굴 조사를 해온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3달 동안 이곳에서 신라시대 기와 첫 사용연대 확인, 왕실 전용 기와 관요, 도교와 관련된 첫 문양 등을 국내 최초로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러한 성과는 신라시대의 풍속을 재확인하고 현재 학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기와 사용과 도교 전파 시기 등을 100여 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12월 16일 경기도 광주관요박물관에서 학계 내부 인사만 참석해 개최된 학술발표회에서 이 같은 발굴 실적을 공개했을 뿐 대외적인 홍보 자료를 전혀 내지 않았다. 이는 중요 문화재 발굴 때마다 발굴 지역에 관계없이 대외 홍보를 철저하게 통제한 뒤, 문화재청이 대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부한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유물의 경우 실제로 발굴을 하고도 문화재의 중요성을 제대로 몰랐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실제로 이번 유물 발굴은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 언론에 전혀 보도되지 못했으며 학술발표회가 끝나고 20일이 지난 4일 한 중앙일간지의 보도로 알려지게 됐다.

성림문화재연구원 측은 "학술발표회 개최 일정을 알렸으나 언론사에서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아 홍보가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당시에는 이들 유물에 대한 홍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반응도 차갑다. 시민들은 "학술적으로 귀중한 문화재를 발굴하고도 제대로 홍보활동을 벌이지 않은 것은 유물의 가치를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경주에서는 많은 곳에서 문화재 발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세밀한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주·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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