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홍수와 폭설로 7년간 완전 폐농했던 농사꾼 이무형(46) 씨. 1998년 홍수에 둑이 터져 한차례 꿈이 짓밟혔다. 수마에 갈기갈기 찢겨진 비닐 하우스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상처를 회복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 하지만 2003년 폭설은 이씨를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고 말았다. 3년이 지난 지금 이씨는 양액재배 토마토로 희망을 수확하고 있다.
1998년 8월 장마로 인근 제방이 터지면서 상주 함창읍 신흥들의 이씨 소유 시설하우스(3천 평)가 휩쓸려나가 1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7개월간 복구의 몸부림을 쳤지만 물에 잠겼던 포도나무들이 이듬해에 시들시들해져 급기야 뽑아내고 하우스를 세워 파종한 감자는 2003년 3월 폭설에 또 한차례 묻혀 버렸다.
하지만 이웃과 공무원, 군인들이 일주일 이상 이씨 돕기에 나서 찌그러진 하우스를 세우고 또 한쪽의 무너진 하우스를 철거한 결과 감자를 수확할 수 있었다.
설상가상을 통해 "천재지변에도 끄떡없는 시설하우스를 지어야겠다"는 교훈을 얻은 이씨는 시가 제시한 표준도면을 꼼꼼히 따져 설계한 하우스를 더 많은 철재를 사용, 견고하게 새로 지었다. 결과 행정기관에 융자를 신청 했을 때는 "기준 설계대로 안 했다"는 이유로 반려되기도 했다.
작년 4월 2천 평의 하우스에 토마토를 심어 6월 첫 수확에 나섰던 이씨는 말로만 들었던 '양액재배'의 효과를 두 눈으로 확인하면서 스스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굵기가 평균 300~500g으로 노지의 일반 토마토에 비해 뛰어났고 심지어는 1.3㎏에 달하는 것도 수확했다. 12월 말까지 1만여 포기에서 11t을 수확했다.
재미를 붙인 이씨는 작년 8월에 3천여 평에 토마토를 심어 수확, 대형 유통점과 가락시장 등을 통해 일반 토마토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아 300평당 3천100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특별한 농사비법보다는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며 "모든 작물의 날씨와 습도 등을 판단해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고 정성을 들여 보살펴 온 게 전부다"며 7년 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사진: 오뚝이 농사꾼 이무형(오른쪽)씨가 딸 가현(23) 씨와 함께 자신이 생산해 낸 토마토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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