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공회의소는 1960, 1970년대 한국경제 고도성장기에서는 지역 경제인들의 발전을 도왔으며, 1997년 IMF를 거치면서 파산위기에 처한 지역기업들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바람막이었다. 지역 경제가 위축되면서 갈수록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대구상의. 하지만 올해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제의 부흥과 고도성장(1962~1981년)
1961년 5·16 쿠데타는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급진적인 변혁을 가져왔다. 1963년 제3공화국 탄생으로 경제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대구상의의 역할과 기능은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다. 수출제일주의에 따른 수출상품의 개발, 품질향상, 해외시장개척, 양산체제확립, 교통수단개선 등 산더미 같은 과제가 쏟아졌다. 대구상의는 1965년 '상의월보'를 창간, 회원업체 간 교량역할을 맡았다.
특히 대구상의는 1966년 1월 지방은행 설립준비위를 구성해 자료모집과 준비과정을 거쳐 이듬해 10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을 창립했다.
1970년대는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으로 중소기업과 섬유공업이 주류를 이룬 대구지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시기. 대구상의는 이 시기 섬유공업이 국제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신제품 개발 및 기술혁신, 그리고 지역 경제구조의 취약성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21세기를 위한 재도약(1982~2005)
대구는 1981년 7월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행정구역, 인구 등 도시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대구상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기반확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게 된다. 조사 및 발간 사업 등 다양한 실태조사를 함으로써 지역의 현주소를 파악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건의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1995년 6월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되면서 대구상의는 중앙의존적인 행정행태에서 벗어나 스스로 지역발전의 비전을 수립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을 수립, 실행함으로써 침체된 지역산업 및 경제의 활성화에 대한 각종 계획과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1997년 말 우리나라 경제는 IMF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은 물론 정부, 가계 등이 일대 혁신을 맞는다. 기업금융이 경색되고 초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연쇄 도산하는 위기가 닥쳤다. 대구상의는 파산위기에 몰린 지역금융 회생을 위한 범시민운동을 이끌어내면서 비상경제대책기구를 발족시키는 등 다각적인 경제회생활동을 펼쳤다. 정치권 및 중앙정부관계자 초청 간담회를 비롯해 연이어 개최한 긴급대책회의는 파경으로 치닫던 지역경제를 한숨 돌리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대구지역 경제 중심단체로서 대구상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쟁력 향상을 선도해 나가는 것. 지역 경제인들은 대구상의가 대구지역 기업들이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할 방향과 좌표를 설정하는 한편 외국과의 경제교류 확대 노력을 통해 지역의 경제활동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대구·경북지역의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이해관계와 공동의 이익을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해 지도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구상의는 기업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내부적 의사결정기구의 형성이나 사업 추진에 있어서 지역에서 비중이 높은 섬유나 기계금속산업 위주로 치우쳐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하지만 앞으로 산업디자인, 게임산업, 반도체산업, 나노부품실용화사업 등으로 산업 구조가 전환되어가고 있는 상황에 발맞춰 대구상의는 지역의 산업구조전환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용호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대구상의는 100주년을 맞아 기존 사업들을 재점검하고 재조정하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이고 시의적절한 신규사업을 개발하고 확충해야 한다"면서 "회원업체에 대한 맞춤형서비스를 강화하고 회원과 지역민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대구상의의 존재가치를 지역내에서 굳건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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