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벅차면서도 담담합니다."
1998년 11월 팔공산 기슭 한 자락에 문을 연 공산갤러리(053-984-0289)가 드디어 100회 기획전을 열었다. IMF 구제 금융의 여파 속에서 개관해 운영에 난항을 거듭하면서도 꾸준히 전시회를 열어온 값진 결과다. 이희수(56) 관장은 "우리 미술의 참가치와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100번째 기획전 소감의 말문을 열었다.
이 관장은 "그동안 젊은 작가를 중심으로 한 기획전으로 다른 작가들에게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새로운 작가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앞으로도 새로움을 찾는 미술 애호가들이나 일반인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관장이 이와 같은 뜻에서 100회 기획전 주인공으로 초대한 작가는 경북 김천 출신의 김현철(48) 씨다. 김씨는 현재 간송미술관 민족미술연구소 연구원으로 지난 25년 동안 '임모(臨模)후 화풍 완성'의 철저한 수련을 거쳤다. "한국화단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김씨의 작품은 전통 미술을 부각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며 김씨를 초대한 배경을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김씨의 독자적 재해석 과정을 거쳐 창작한 청록산수화 신작들이 선보인다. 김씨의 자신감 넘치고 활달한 붓놀림 속에 수묵 혹은 채색으로 표현된 산수들은 장엄한 원산(遠山)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소나무를 안은 산은 온통 푸르름을 더하고 있으며 그 사이를 끼고 흐르는 강물은 세월의 흔적을 지운 듯 여백을 머금고 있다.
철저한 사생을 통해 옮겨진 김씨의 작품들은 단정한 느낌을 주면서도 높은 격조를 은근히 뿜어낸다. 김씨의 '탐미적 사실주의'의 결과물인 자연·인물 속엔 김씨만이 포착한 아름다움이 서려 있다. 이 관장이 "한국화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자신하는 작품 20여 점(인물초상화 3점 포함)을 감상할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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