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元喜龍 의원은 스스로 떠나는 게 옳다

최고위원으로 몸담고 있는 한나라당의 개정 사학법 무효화 투쟁에 찬물을 끼얹는 원희룡 의원은 자진해 당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게 맞다. 소신과 철학이 다른 정당에서 굳이 "해당 행위라면 징계하라"고 뻗댈 필요가 없다. 정당은 모름지기 정견을 같이 하며 그를 실현하려는 조직이다. 박근혜 대표의 사학법 장외 투쟁을 '이념적 편견의 병'이라고 비난할 것 같으면, 언론 인터뷰에서 대표의 리더십을 원색적으로 원천 부정하는 태도라면 최고위원은 고사하고 당원의 자격이 있는 건가.

물론 생산적인 반대 목소리도,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는 정당이라야 제대로 굴러간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론이 정해지기 전까지의 활발한 토론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제1야당이 사학법 무효화 당론을 결정하고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그 당 최고위원이 계속 딴죽을 거는 것은 파괴적이지 생산적 견제는 아니다. 그는 적전 분열을 작정한 사람 같다. 그의 언동을 보면 한나라당 장외 투쟁을 지지하든 않든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

원 의원은 이번뿐이 아니다. 한나라당이 들고 나온 현안마다 '청개구리 발언'으로 당 안팎에 분란을 일으켰다. 지난해만도 X파일 처리 문제, 대북 지원, 공직자윤리법 개정, 감세 및 예산 삭감 문제에서 한나라당과는 다른 열린우리당의 입장에 섰다. 따라서 일단 그의 이념과 정치 노선은 한나라당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의 정치적 진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공연히 분파주의자로 비난받아 가며 야당의 힘을 뺄 이유가 어디 있는가. 혹여 자신의 정치적 성장을 위해 사사건건 당 대표와 각을 세우고 튀는 언동을 즐기는 것인가. 당에 힘을 보태지는 못할망정 계속 쪽박을 깨려 드는 것은 개인의 정치적 야망에도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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