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값 뚝 "음매~ 못살아"

농민들 "축산기반 와해"

산지 소값은 크게 떨어졌으나 실 소비자가는 오히려 오르거나 강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산지 소값이 떨어지는 것은 오는 9, 10일로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따른 불안감 때문이지만 실 소비자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설 대목 특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5일 영주 가축시장에서 거래된 500㎏ 암소는 평균 470만 원으로 지난해 11월 515만 원보다 50만 원이 떨어졌고 수소는 375만 원으로 무려 85만 원이나 하락했다. 송아지의 하락폭은 더욱 커 5개월 된 암송아지는 270만 원으로 100만 원, 수송아지는 210만 원으로 80만~90만 원이 크게 떨어졌다.

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가축통계(2005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농가 입식이 늘면서 175만7천 마리, 9월 182만5천 마리로 증가하던 한육우 사육마릿수가 지난해 12월 181만9천 마리로, 지난해 9월에 비해 0.3%(6천 마리) 줄어들었다.

이는 2003년 12월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 수입이 중단되면서 가격이 오르자 농가마다 경쟁적으로 입식 마릿수를 늘리다가 수입협상 재개 방침이 발표되면서 가격 하락 불안감이 퍼진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최근 사육두수를 절반으로 출인 김대근(43·영주시 상망동) 씨는 "사육비는 날로 증가하는데 소값은 오히려 떨어져 원가도 건지기 어렵다"며 "98년처럼 송아지 값이 10만~20만 원까지 떨어지는 소값 파동이 언제 불어닥칠지 몰라 대다수 농가들이 사육두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이런 상태가 지속 될 경우 국내 한우 사육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한우와 수입 쇠고기를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한우 유통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유승길 가축시장 담당은 "수입 쇠고기 개방을 우려한 축산농가들이 송아지 입식까지 꺼리고 있다"며 "최근 시장거래 가격은 주춤한 상태지만 수입이 재개되면 한우 값은 20~40% 정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소비자의 실거래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0월 최상급 갈비살 100g은 8천 원이었으나 12월에는 9천 원으로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9천500 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2등급도 지난해 10월 7천500원에서 이달 들어 9천 원으로 올랐다. 또 대형소매점의 경우 1등급 등심 100g의 경우 지난해까지 6천450~7천950 원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동아유통센터 축산바이어 박병구 과장은 "설대목을 앞두고 가정소비용 및 선물용 고급육 소비가 늘면서 1등급 한우를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용 기자 ksy@msnet.co.kr

영주 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사진: 지난 5일 영주가축시장에 소를 판매한 한 농민이 가격 하락으로 힘겨워 하며 돈을 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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