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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불치병 동생 살해한 형 '선처'

서울고법 형사5부(이홍권 부장판사)는 9일 수년간의 간병에도 불치병에서 헤어나지 못한 동생의 뜻에 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5) 씨에게 1심 형량보다 적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수년간 가족생활까지 희생하면서 동생을 돌봤던 점, 영양제를 목에 직접 주사해 목숨을 부지해 온 동생은 잔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고 스스로 죽여달라고 말해온 점, 범행을 자수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감안했다"고 밝혔다.

23세 때 부모를 여읜 뒤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며 자신의 가족과 동생까지 부양해 온 김씨는 1999년 음독 자살을 기도한 동생이 그 후유증으로 식도와 장이 붙어 음식을 전혀 못 먹게 되자 2004년부터 생업을 포기한 채 간병에만 매달렸다.

전국 병원을 돌아다녀 봤지만 동생을 살릴 길을 찾지 못한 김씨는 2005년 6월 병실에서 죽여달라고 애원하는 동생을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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