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자 '서울行 러시' 관망만 할 건가

대구'경북 지역 환자들의 서울 의료기관 이용률이 급증, 지역 의료계의 경쟁력 강화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중증 환자 일부가 마지막 선택으로 서울 의료기관을 찾았던 과거와 달리 비중증 환자들의 서울행마저 유행처럼 번져 심각성을 더해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내놓은 '대구'경북권역 의료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이 같은 지역 의료계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역민의 지역 의료기관 이용 환자 수를 기준으로 하는 지역친화도에서 대구는 1996년 94.6%에서 2004년 89.3%로 떨어졌다. 반면 서울친화도는 1.5%에서 3.4%로 높아졌다.

경북은 더욱 심하다. 이 기간 중 지역친화도는 73.7%에서 63.4%로 뚝 떨어진 데 비해 서울친화도는 4.9%에서 7.5%, 대구친화도는 17.8%에서 21.2%로 높아졌다. 경북 도민의 도내 의료기관 외면 현상이 심각해진 반면 서울과 대구 지역 의료기관 이용률은 더 높아졌음을 말한다.

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욕구 증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차제에 대구 의료계는 그간 "한강 이남 최고의 의료 인프라"를 금과옥조처럼 내세우며 자만하지는 않았는지 자성해 볼 일이다. 이제야 "경북 지역 환자들마저 서울로 뺏긴다는 건 자존심 문제"라는 위기 의식이 공감대를 넓혀가는 상황이다.

대구'경북 의료계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지역 의료계의 사활은 지역 경제와도 직결된다. 환자들의 U턴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없을 경우 '서울 러시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전문질병군(群) 환자를 위한 수준 높은 치료 기술, 서울 유명 병원들에 비해 크게 부족한 의사'간호사 충원 문제, 친절 서비스 강화 등 환골탈태의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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