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무대의 명장들 중 거스 히딩크(60) 만큼 주목을 받는 감독도 드물다. 그는 1998년과 2002년 월드컵대회에서 모국 네덜란드와 한국을 4강으로 이끈 후 '축구 여행'을 쉬지 않고 32년간 월드컵과 인연이 없던 호주를 독일 월드컵 무대의 출연진으로 밀어올렸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호주 선수들은 강인한 정신력과 조직력으로 빚어지는 '히딩크의 마법'을 체험했고 본선 무대에서 더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무대에서 잔뜩 기대를 모았던 폴란드 국민들은 폴란드가 예기치 못하게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자 블라디슬라프 엥겔 감독의 후임으로 즈비그뉴 보니에크를 임명하라고 성화를 부렸다. 82년 스페인 월드컵 대회에서 폴란드를 3위로 이끌었던 영웅 보니에크는 이러한 여론을 정중히 물리쳤고 감독 자리에는 보니에크의 대표팀 동료였던 파벨 야나스(52)가 들어섰다. 야나스 감독은 빠르게 팀을 재건,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고 4년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코스타리카가 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 고전하며 본선 진출이 불투명해지자 협회는 알렉산드레 귀마레스(47)를 다시 사령탑에 앉혔다. 2002년 월드컵 대회 감독이었던 귀마레스 감독은 6경기에서 4승2패를 거두며 다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성공시켰다. 브라질 출신으로 귀화한 귀마레스 감독은 선수들과의 교감 능력이 뛰어나 실전에서 최선의 경기력을 쏟아내게 한다.
78년과 98년, 두 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던 이란은 브랑코 이반코비치(52)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의해 '올해의 아시아 선수'로 선정됐던 알리 카리미, 메흐디 마흐다비키아, 바히드 하셰미안 등 독일 분데스리거에다 더할 나위없이 빠르고 젊은 호세인 카에비 등 이란 역사상 최강의 팀을 이끌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문제점은 감독을 너무 자주 갈아치운다는 데에 있다. 본선 진출을 성공시킨 아르헨티나 출신의 가브리엘 칼데론 감독이 서아시아대회에서 부진하자 지난해 12월 짐을 싸서 떠났고 브라질 출신의 마르코스 파케타 감독이 그의 자리를 대신했다. 브라질의 17세 이하 대표팀과 20세 이하 대표팀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던 파케타 감독은 사우디 대표팀 물갈이에 나섰는데 팀의 정비가 시급한 과제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에서 최강의 프랑스가 조별 예선리그에서 탈락하자 로저 르메르 감독은 충격 속에 사임해야 했다. 심신을 추스린 르메르(65) 감독은 튀니지에 안착했다. 그는 월드컵 무대에서 인상적이지 못했던 튀니지를 2004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대회 우승으로 이끌었고 '카르타고의 독수리'들은 드높은 사기 속에 반란을 꿈꾸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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