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이색 개업식 만발!…"대박 터져라"

개업식 행사가 다양화되고 있다. 돼지머리에 돈을 물리며 '운수대통'을 기원하거나, 주변에 떡을 돌리며 인사하는 불과 10여년 전 모습은 낯선 풍경이 됐다. 나레이터 모델을 동원한 이벤트도 더이상 흥미를 끌지못한다. 마술쇼, 춤 파티 등 행인들의 시선을 끌기위한 색다른 개업행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11시 대구시 중구 덕산동 반월당네거리 인근 한 식당의 개업식 현장.

갑자기 우스꽝스런 복장을 한 각설이 혼성 4인조가 등장하면서 개업 축하공연이 시작됐다. 이내 무슨 축제라도 열린 듯 지나가는 행인들이 몰려들었다. 난타 북, 3단 북, 장구, 꽹과리 등 각종 악기 및 소품들과 삐에로처럼 재미있게 분장한 익살스런 얼굴그림도 흥을 돋우는데 한 몫 했다. 부채 춤, 촛불 쇼도 이어졌다.

일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바로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 구경에 나섰고 가끔 어깨를 들썩거리던 한 할아버지는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김홍진(64·대구시 서구 비산동) 씨는 "각설이 춤을 보다보니 절로 신이 나 30분 정도 구경했다"며 "옛 생각도 나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했다. 관심이 없는 듯하던 젊은이들도 한번씩 멈춰서서 쳐다보며 한바탕 노래마당을 즐겼다.

이색 개업식을 의뢰한 업소 주인의 만족도도 높았다. '갓바위 산골' 분점을 이곳에 개업한 이병용(50) 씨는 "들뜬 개업 분위기속에 각설이 춤과 노래로 3일 정도 신나게 한바탕 놀고나면 홍보 뿐 아니라 자신감도 생긴다"며 밝게 웃었다.

지난해 11월 개업한 대구 도심 동성로의 한 카페는 개업이벤트로 '마술쇼'를 준비했다. 초청된 마술팀은 전체 공연을 한 뒤 각 테이블을 돌며 깜짝 마술을 선보여 모든 손님들을 즐겁게 했다.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의 한 미용실은 개업 쪽지에 과자 봉지를 달아 가정마다 직접 전달해 저비용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입구에 오색풍선을 주렁주렁 달고, 안에선 삐에로 복장을 한 이벤트 업체 직원이 아이들을 위해 풍선으로 강아지, 꽃 등을 만들어주며 가족단위로 찾아온 손님들을 반기는 풍경도 흔해졌다.

주인이 직접 나서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2월 ㄹ뷰티코어 개업식에서는 공동개업한 남자 미용사 3명이 사람들 앞에서 댄스실력을 뽐내는 이색 개업 파티를 열었다. 이벤트 업체의 진행에 따라 노래 한 곡조를 멋지게 뽑는 주인들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

영남외식경영연구소 창업담당 임현철 소장은 "개업식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행사일 뿐 아니라 손님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라며 "앞으로 업종별 특성에 맞는 다채로운 방법으로 개업식 행사가 변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9일 오전 대구시 중구 반월당네거리 한 식당 앞에서 열린 개업이벤트. 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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