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大學 '과감하게 빨리' 변해야

전국 350개 대학(2년제 포함)의 14%를 차지하는 49개 대학이 대구'경북에 포진해 있지만 전반적인 대학의 명성은 예전 같지 않다.

지역의 경제가 침체되고, 도시가 활기를 잃은 데는 지역을 선도하는 관(官)과 언론의 책임 못잖게 대학의 역할 상실에도 큰 원인이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대구'경북이 과학기술 중심도시를 꿈꾸건,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지향하건, 학문의 수도를 목표로 하건 이대로는 안 된다.

너무 오래 변화가 없었다. 타 지역의 대학들이 세계화'정보화'첨단화 흐름에 발맞춰 통폐합을 시도하고, 구조를 조정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몸부림칠 때도 느슨했다. 밤을 새우는 연구자들을 알아주지 않는 풍토가 만연하면서 연구실의 불은 일찍 꺼졌고, 그 결과 2005년 국가 석학 11명 선정에 지역 대학의 교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교수 평가제 이후 수강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따내기에 급급, 선심에 가까운 좋은 학점이 남발되나 사회에서는 알아주지 않는다.

이미 십 년 전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는 부경대로 통합, 몸집은 줄이고 경쟁력은 높였으나 경북대와 상주대의 통합은 여전히 미지수다. 경쟁력보다 현실 안주를 택해 온 셈이다. 일찌감치 섬유 관련 학과가 있었음에도 지역의 섬유패션산업은 변신의 시기를 놓쳤고, 지역의 골칫덩이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애니콜 신화를 창조한 구미 삼성전자에는 지역 대학의 졸업생들이 엄청나게 많이 취직한다. 그러나 이 인력들이 세계 제일의 첨단 공장에 출근하면서 명찰을 제대로 달고, 시간에 맞춰 점심을 끝내도록 기본 교육을 하는데 꼬박 한 해가 걸린다고 삼성전자 고위 간부는 하소연한 적이 있다. 맞춤식 기본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지적이다.

그러나 포스텍의 비약적인 발전과, 3무(무전공'무학과'무계열) 제도와 로스쿨인 국제법률 전문 대학원으로 실무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한동대, 파격적인 인센티브로 우수 인재 유치에 성공한 대구가톨릭대 등은 발전을 예비하고 있다. 대학들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면서 지역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실력을 갖출 때 지역은 살아난다. 지역 대학들의 변신은 과감하게 빨리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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