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 나온 우리신랑 운동한 지 1년째랍니다"

2006 힘찬 출발…! 작심삼일은 가라

2년 전.

"어머! 너거 신랑 큰일났다. 저 배 봐라 배"라며 친구들이 킥킥 웃어댔습니다.

하루는 술상을 마주하고 은근 슬쩍 "우리도 이제부터 건강을 위해 운동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요" 라며 물어봤지요. 그런데 신랑 왈 "체육복과 신발을 제대로 갖추고 운동하고 싶다"는 겁니다.

집에 있는 체육복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텐데라고 속으로는 생각했지만 인심 한번 쓰기로 마음 먹고 둘이서 스포츠용품 매장으로 갔지요.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지만 체육복이랑 신발을 사면서 내일부터 시작이란 다짐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걷기만 1시간 했지만 땀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1시간 걷고 운동장 5바퀴 뛰고 마무리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열심히 운동한 결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나 10여 일 만에 7킬로그램의 살이 빠졌습니다.내친김에 운동장 5바퀴 더 추가하는 욕심을 냈지요. 어느날 운동하고 온 서방님의 한마디는 '지금이 고비'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발목이 아프다며 절뚝거렸습니다. 절뚝거리면서도 종전대로 뛰고 걷고 잘 하기에 별일 아닌줄 알았죠.

하루는 더이상 운동이 무리라고 했습니다.

엄살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병원에 가보니 진단 결과는 인대가 늘어났다는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무리하면 큰일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오잉~~~~~ 이러면 안 되는데,

큰맘 먹고 인심쓴 운동복인데…… ."

그 이후 신랑은 체육복이랑 운동화를 고이 모셔두고 물리치료에만 전념했습니다.

세월은 흘러 한 달 두 달…. 이러는 사이에 남편의 배도 옛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어느날 대중탕에 다녀온 신랑은 깊숙이 잠자던 체육복을 다시 꺼내 옷걸이에 걸어두고 운동화끈도 매만졌습니다.

이번에도 "작심삼일?……"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두 주먹 불끈 쥐고 운동한 지 1년이란 시간을 엊그저께 맞이했습니다.

서방님 홧팅이야요 ~~~~~.

이동연(대구시 북구 복현2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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