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투톱 등원갈등 시작됐나?
이재오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가 사학법 재개정안을 마련, 여당과 협상하겠다고 하자 박근혜 대표는 "나의 소신을 절대로 굽히지 않겠다"고 해, 벌써부터 지도부 간 마찰음이 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사학법을 둘러싼 양 지도부 간 마찰은 지난 12일 비주류인 이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되면서부터 예고됐던 것. 이 원내대표의 당선이 박 대표 투쟁노선에 대한 의원들 피로감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신임 원내대표가 당선소감 일성으로 "박 대표를 돕겠다"는 뜻을 밝혀 양측이 조기에 마찰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주 이 원내대표가 자신이 주재한 첫 회의에서 "사학법 재개정안을 마련해 여당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한 후 박 대표가 보인 반응은 거의 '극단적'이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박 대표는 자신의 미니홈피에서 "남이 하자는 일만 하고 인기얻을 일만 하는 사람은 리더가 아니다"며 최근의 사학법 투쟁기조 변화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면서 "비록 지금 나의 길이 어렵고 힘들어도 누군가는 가야 할 길이기에 끝까지 견디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박 대표의 입장은 이 신임 원내대표가 "사학법 재개정안을 놓고 여당과 협상을 하면 박 대표도 마지못해 따라갈 것"이라는 관측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16일 서울 염창동 당사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신임 원내대표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을 끌었다. 전날 이 원내대표와 동반 당선된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장관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도 기존 당 입장과 다른 말을 했었다. 그는 "유시민, 이종석 두 신임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절대 놓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등원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이 원내대표는 등원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대표 중심으로 효과적이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당에 기여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들의 사학법 재협상 및 등원 방침에 대해 박 대표가 완강한 거부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마찰은 피하고 보자는 것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같은 마찰 피하기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사진: 16일 오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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