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율 900원대에… 겨울철 해외여행객 급증

지난해 비해 30% 이상 늘듯

직장인 황윤주(가명·27·여) 씨는 다음달 10일, 9일 일정으로 터키여행을 떠난다. 여름 휴가 때 가려고 했던 해외여행 계획을 5개월이나 앞당긴 것. 여행을 서두른 것은 최근 원화가치가 급상승, 예전과 달리 해외에서 '귀족'처럼 지낼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황씨는 "3년 전 겨울, 유럽 여행때는 1달러에 1천200원이나 했는데 이번엔 당시보다 200원이나 떨어져 이 기회를 놓치기가 무척 아까웠다"며 "사고 싶은 물품 목록을 만들 정도로 쇼핑도 많이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98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원화가치가 급상승하면서 해외 여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황씨처럼 해외에서의 씀씀이에 대한 제약이 다소 느슨해진 것을 기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지역 여행사들은 지난해보다 부쩍 늘어난 해외여행 예약손님들로 문턱이 닳고 있다.ㅎ투어 경우, 지난해 이맘때(12월~1월) 1천400명 정도를 해외로 실어 날랐지만 올 들어서는 이달 16일 현재 이미 2천200여 명에 육박하는 등 겨울 해외여행객이 지난해에 비해 50%가량 급증했다.

ㅁ투어도 지난해 1천여 명이었던 겨울 해외 여행객이 올해는 1월 현재 벌써 1천 명을 넘겼고 예약손님까지 따지면 지난해 겨울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즐거운 예상'을 내놓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대구 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간 여행객은 지난 2004년 12월 한 달 동안 1만5천759명이었지만, 지난달엔 1만6천487명으로 5%가량 늘었다. 또 지난해 1월 2만5천416명이던 여행객 수도 올 1월엔 3만~4만 명에 이를 것으로 공항공사는 예상하고 있다.

대구공항공사 한 관계자는 "최근 원화값이 비싸지면서 해외여행객은 급증한 대신 제주도 등 국내 여행객들이 줄고 있다"며 "이같이 늘어난 지역 해외 여행객을 잡기 위해 에어마카오, 중국국제항공 등 동남아 민간항공사 6곳이 가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난해 겨울에는 마닐라, 방콕, 타이베이(타이완)에 불과했던 전세기 노선이 지금은 마닐라, 방콕, 중국의 광저우와 마카오, 하이난도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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